‘눈 높아진’ 印스마트폰 시장···삼성 vs 애플, 프리미엄 경쟁
인도 스마트폰 ASP 올해 300달러 돌파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서 갤S25 생산 애플도 올해 오프라인 매장 네 곳 추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최근 중저가폰 중심에서 프리미엄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기존 중국이 강세였다면 앞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이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2025년 500억달러(73조67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1년 379억달러(약 55조8570억원), 2023년 417억 달러(약 61조4600억원) 수준에서 2025년 503억달러(약 74조1200억원)까지 연평균 7% 성장률을 기록했다.
출하량 기준으로도 올해는 전년 대비 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2년과 2023년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침체 영향에 따라 인도 지역도 출하량이 역성장했지만 작년 소폭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출하량 감소에도 인도의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상승한 이유는 최근 현지에서 프리미엄 모델의 판매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전체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영향이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평균 판매 가격은 지난 2022년 250달러(약 37만원) 수준에서 올해 처음으로 300달러(약 44만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 800달러(약 118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86% 성장했으며, 해당 제품군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22년 4%에서 2024년 7%까지 늘어났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판매단가 상승은 글로벌 1, 2위 브랜드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도한다. 지난해 2분기 기준 애플의 인도 시장 내 600~800달러 제품 판매 비중은 61%, 800달러 이상 제품은 8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각각 21%와 16%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판매량에서 애플을 앞선다. 전체 판매액 기준 점유율에서 삼성전자가 근소한 차이로 선두 자리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22.8%로 1위를 차지했으며, 애플은 21.6%로, 두 회사의 격차는 1.2%p 수준이다. 중국 비보(15.5%), 오포(10.8%), 샤오미(8.7%)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인 비보, 오포, 샤오미 등은 350~525달러 수준의 중저가폰을 중심으로 현지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원플러스 정도가 지난해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원플러스13’을 출시하고, 현지 시장을 공략 중이다. 원플러스13의 출고가는 256GB 모델 기준 약 87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인도에서 프리미엄 판매 비중을 더욱 확대해 점유율 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갤럭시S25 시리즈를 생산하고 현지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에 노이다 공장은 중저가형 스마트폰 생산에 주력했지만, 2023년부턴 플래그십 생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을 스마트폰 전용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이후 매년 1억 2000만개가량의 스마트폰을 생산 중이다. 베트남 공장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전체 생산량의 30%가량을 차지한다.
애플도 대만 협력 제조업체인 폭스콘, 위스트론, 페가트론을 통해 인도 현지에서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인도에서 전세계 아이폰의 14%가량을 생산했다.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 스토어 운영도 확대 중이다. 지난 2023년 뭄바이, 뉴델리에 첫 매장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까지 네 곳의 매장을 추가 개장할 계획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아이폰 프로 모델에 대한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삼성전자는 플래그십폰인 갤럭시S 시리즈에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 내 스마트폰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프리미엄화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인공지능(AI)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사전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AI 기반 기능들을 체험할 수 있단 점이 소비자들 입장에선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좋은 동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