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ID.5’ 3월 국내 출시···ID.4 흥행가도 이을까

ID.4 주행거리 늘리고 판촉 강화해 소기 성과 ID.5, 디자인 차별화···iX2·폴스타2와 경쟁할 듯

2025-01-03     최동훈 기자
폭스바겐 준중형 전기 SUV ID.5. / 사진=폭스바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폭스바겐 코리아가 오는 3월 브랜드 두 번째 전기차(BEV) ID.5를 출시해 시장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지난해 수입 전기차 시장 판매 5위에 오른데 힘입어 고객 선택지를 늘린다.

3일 현재 폭스바겐 코리아 딜러사들은 준중형급 쿠페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5의 사전계약을 접수 중이다.

ID.5의 측후면부. /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 전시장 관계자는 “지난달(12월) 말 ID.5 사전계약을 접수하기 시작했고 오는 3월 출시와 함께 계약 순서대로 차량 출고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차량에 대한 세부 정보는 현재 별도 안내하지 않고 있지만 사전계약 신청은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최근 ID.4를 흥행시킨 후 자신감을 얻어 ID.5로 흥행가도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1월 ID.4 1종으로 전기차 2460대를 판매해 수입차 5위에 올랐다. 초창기 모델에 비해 주행거리를 400㎞ 이상으로 크게 늘리고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단행해 전기차 수요를 성공적으로 창출했단 분석이다.

ID.5의 측면부. / 사진=폭스바겐

ID.5는 ID.4와 전반적으로 대동소이한 상품성을 보인 가운데 고유 디자인으로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ID.5의 앞뒤 길이(전장)가 15㎜ 긴 반면 높이(전고)는 16㎜ 낮다. 이는 외관 형태 차이에서 발생한 편차다.

ID.4가 루프에서 트렁크 도어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외곽선을 보이는 전형적 SUV인데 비해, ID.5는 루프에서 차량 후면부까지 완만하게 이어지는 쿠페 형태를 보인다. 두 모델의 축거(2771㎜)는 동일해 거의 같은 규모의 실내공간을 조성한다.

폭스바겐 ID.5, ID.4 제원을 비교한 표. / 자료=폭스바겐 독일 공식 홈페이지, 폭스바겐 코리아, 환경부

ID.5는 차별화한 외관 디자인을 통해 ID.4(0.27Cd)보다 더 개선된 공기저항계수 0.26Cd를 확보하고 ID.4(424㎞, 국내 인증)보다 10㎞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이밖에 최고출력 170마력, 적재용량(543~549ℓ) 등 특성은 ID.4와 동등한 수준을 보인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유사한 제원에 다른 외관을 갖춘 신차들을 판매하는 것은 경제적인 제품군 운영을 통한 판매 성과 확대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두 모델은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 MEB를 공유하고,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준중형차라는 공통점을 보인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일반적인 SUV인 ID.4와 좀 더 도회적인 감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쿠페형 SUV인 ID.5로 타깃 고객층의 여러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다.

타 브랜드가 앞서 이 같은 상품 전략을 구사해왔다. BMW 코리아가 전기차 iX 시리즈를 차명 뒤에 붙인 숫자에 따라 SAV(SUV), 쿠페형 SAV로 구분해 출시하고 있다. 아우디 코리아도 전기차 라인업 e-트론을 일반 SUV와 스포트백으로 나눠 판매 중이다.

ID.5의 1열 전경. / 사진=폭스바겐

◇ ID.5 판매가, 작년 보조금·獨가격 반영하면 ‘6220만원’ 추산

ID.5의 가격이 흥행 관건 중 하나로 꼽힌다. 출시 전 ID.5 판매가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작년 책정된 보조금 액수로 미뤄볼 때 최소 5500만원 넘는 가격이 매겨진 것으로 분석된다.

ID.5의 작년 국고 보조금은 251만원이다. 차량의 전비, 주행거리를 바탕으로 보조금 총액(최고 650만원)의 일부인 ‘성능 보조금’을 산출한 결과 지급 가능한 최고액 400만원을 가볍게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고려하면 ID.5 가격이 보조금 총액의 절반만 지급하는 차량 가격 기준 ‘5500만원 이상’에 해당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프로(Pro) 트림의 독일 판매가는 5만3795유로(약 8100만원)로 ID.4 프로 5만1895유로(약 7813만원)보다 1900유로(3.7%) 높게 책정됐다. 현지 가격 차를 그대로 적용해 추산한 ID.5 프로 국내 가격은 6220만원이다.

BMW 전기차 iX2. / 사진=BMW 코리아

ID.5는 유사한 제원, 외관 형태, 가격대를 보이는 BMW iX2, 폴스타 폴스타2와 경쟁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 모델별 최고 가격은 iX2 6990만원, 폴스타2 6389만원이다. 올해 대당 국고보조금 전액이 지급되는 기준 가격대가 작년(5500만원 미만)보다 200만원 적은 5300만원 미만으로 강화한 가운데 폭스바겐 코리아가 가격을 추가 인하할 공산도 존재한다.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ID.5 출시를 준비 중이고, 이를 매듭 짓는 대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