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시총 30兆 증가’ 韓 조선 전성기 지속···“美 호재에 퀀텀점프 기대”
HD현대重, 시가총액 126.9%↑···코스피 10위권 진입 눈앞 트럼프 당선인, 韓과 긴밀한 협조 강조···인도서도 일감 확보 기대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에 도래한 전성기가 시가총액 등으로 입증됐다. 1년 만에 상장 조선사들의 시가총액이 약 30조원 증가했다. 현재 흐름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조만간 가동되면서 우리 조선사에 많은 ‘러브콜’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조선사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이다. 이들 5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연초(1월 2일) 대비 연말(12월 30일) 들어 81.2%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37조7597억원에서 68조4073억원으로 30조6476억원 많아졌다.
5개 상장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국내 대표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이다. 연초 11조2471억원에서 연말 25조5223억원으로 126.9%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들어 주가가 급등하며 한때 코스피 10위권에 안착하기도 했다. 연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11위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박 건조 공정 안정화와 생산성 개선으로 현대중공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원가 측면에서 후판가격이 안정화되고 임금협상 마무리를 통한 파업 리스크 해소, 인건비 상승 부담도 약화돼 주요 비용인 원재료비와 외주비, 인건비 등이 모두 안정화됐다”고 분석했다.
HD현대중공업에 이어 시가총액이 많아진 조선사의 순서는 HD한국조선해양(92.4%)과 HD현대미포(57.1%), 한화오션(46.8%), 삼성중공업(43.8%) 등이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자회사의 성장세가 경쟁사보다 뚜렷한 경향이 나타났다.
HD현대 조선 계열·자회사가 한화오션 및 삼성중공업보다 더 주목 받은 이유는 업계 ‘대장주’일뿐만 아니라 영위하는 사업의 다양성 덕분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설비 확충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시가총액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 의회가 자국 조선업 강화를 위해 우리나라와 협력 가능성을 늘리는 ‘선박법’을 발의한 것도 ‘호재’다.
미국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 시설법(선박법)’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미국내 선박 건조를 장려하고, 조선업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중국 선박의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우리나라처럼 동맹국과 긴밀한 협력을 모색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시장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보다 더 큰 규모의 ‘퀀텀점프’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내 조선업계의 상선·방산 건조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가하며 긴밀한 협조에 나서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선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수주실적은 물론 주가 및 시가총액도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의 조선업 육성 정책도 국내 업계의 추가 반등에 긍정적이다. 현지 정부는 2047넌까지 세계 5위권의 조선업 국가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로부터 기술력은 물론 조선소 설립 등에 관해 협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춘 우리나라를 롤모델로 삼아 주요 협력 대상으로 보고 있다”며 “미국에 더해 인도 호재까지 겹치며 올해 역시 국내 조선업계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