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텍’ 급여·CMT藥 개발 이월한 ‘종근당’, 내년에도 개량신약 주력할까
2022년 허가 천연물약 ‘지텍’은 심평원 검토···작년 기술수출 ‘CKD-510’은 개발계획 미발표 비소세포폐암약 ‘CKD-702’는 1상 진행···이상지질혈증약 ‘CKD-508’은 2상 최적 용량 탐색 고혈압 개량신약 ‘텔미누보정’은 틈새시장 진출···당뇨와 탈모약 내년 상용화 여부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종근당이 올해 진행한 천연물의약품 ‘지텍정’ 급여와 CMT(샤르코마리투스병) 치료제 개발을 내년으로 넘긴 가운데 매출에 즉각 반영되는 개량신약 개발과 성과 여부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올해 신약 연구개발에서 지난해만큼 성과를 올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1월 ‘노바티스’와 CMT 치료제 ‘CKD-510’에 대해 13억 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비해 올해는 기술이전이나 신약 임상 결과 발표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CKD-510의 경우 노바티스와 종근당의 계약 1년을 전후로 한 시점에 향후 개발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연말까지 공식 움직임은 없었다. 종근당은 노바티스와 구체적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상태인데 발표 시점을 예상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2022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은 천연물의약품이며 급만성 위염치료제 지텍정도 올해 급여 판정을 받지 못했다. 당초 동아에스티 ‘스티렌’을 경쟁품목으로 예상하며 주목받았던 지텍정은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이 예상되는 신약으로 평가받았다. 신약 급여 판정을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올해 개최가 종료됐기 때문에 내년으로 이월된 상황이다. 심평원은 급여 판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내년 상황이 주목된다.
회사가 공을 들이고 있는 신약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KD-702’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로 분석된다. 바이오의약품 CKD-702의 경우 종근당은 임상 1상 Part 2를 진행하고 있다. 암세포주에서 암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에 동시 결합, 두 수용체 분해를 유도하고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2032년 기준 36조원대로 추산되는 글로벌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을 겨냥한 이 물질은 상용화를 거론하기에는 이른 상황으로 파악된다. CKD-508도 유사하다. 지난해 영국에서 임상 1상을 완료한 이 물질은 2상을 위한 최적 용량을 탐색할 계획이어서 향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CKD-702는 그동안 여러차례 임상 1상 IND를 변경했고 해외에서 1상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궁금증을 표명했다.
이처럼 종근당이 개발하는 신약이 당장은 물론 2-3년 내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은 경영실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1711억원으로 전년대비 0.54%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927억원을 올려 지난해에 비해 395억원이 감소했다. 이에 종근당은 당장 매출과 연결할 수 있는 개량신약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회사가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는 신약은 이미 허가 받은 지텍정을 제외하고 5개 후보물질로 집계된다. 반면 개량신약은 10개 품목으로 파악돼 종근당 개발 의지가 읽혀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종근당의 개량신약 집중도는 높은 편”이라며 “신약에 비해 개발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해 매출을 올리는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측면에서 올 10월 출시한 종근당 고혈압 복합제 ‘텔미누보정20/2.5mg’은 주목되는 품목으로 꼽힌다.
베링거인겔하임 ‘트윈스타정(텔미사르탄+암로디핀베실산염)’ 개량신약인 텔미누보정(텔미사르탄+에스암로디핀베실산염이수화물)의 저용량 제품이다. 텔미누보정20/2.5mg의 경우 2022년 연구를 시작, 2년 만에 출시한 품목이다. 앞서 단일제와 복합제 고용량 제품이 출시된 상황이기 때문에 연구 기간이 더 짧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텔미누보정은 연간 500억원대 원외처방금액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텔미누보정은 종근당이 개량신약 틈새시장을 활용한 사례”라고 말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당뇨 치료제 ‘CKD-383’과 ‘CKD-398’, 탈모 치료제 ‘CKD-843’도 종근당이 이른 시간 상용화가 가능한 개량신약으로 파악된다. 이중 CKD-843의 경우 ‘두타스테리드’ 성분이라고 회사는 확인했다. 반면 2017년 연구를 개시한 CKD-383과 CKD-398은 종근당이 물질 공개를 유보해 눈길을 끌었다. 결국 종근당이 올해 달성하지 못한 지텍정 급여와 CMT 치료제 개발 계획이 내년에는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그동안 추진했던 개량신약 개발이 어떤 실적으로 연결될지 업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