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oin] '매파' 연준 충격···비트코인, 10만달러선 붕괴

파월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에 관여할 의사 없어" 전문가 "단기 조정 조심해야"···"중장기 하락장 올수도"

2024-12-22     유길연 기자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주(16~22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으로 인해 크게 하락했다. 시장에선 단기 조정을 넘어 하락장이 시작될 수 있단 전망도 제기된다. 

2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3분 비트코인은 9만6987달러(약 1억4058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95% 하락했다. 지난 주말 10만1000달러선을 기록하던 비트코인은 이번 주 초엔 사승세를 이어가 18일 한 때 1만7000달러도 넘어섰다. 하지만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직후 계속 하락하더니 21일 오전 한 때 9만2282달러까지 내려갔다. 현재는 소폭 상승해 9만7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8일(현지시각) FOMC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오늘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금리조정의 '폭'(extent)과 '시기'(timing)라는 표현을 통해 금리 추가조정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한 시점에 도달했거나 부근에 도달했다는 신호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도 내년 금리는 두 번, 0.5%포인트 더 내려갈 것으로 예고됐다. 9월 점도표에서 2025년 금리는 네 번, 1%포인트 추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 것과 비교된다. 

특히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반면 미국 경제는 전망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굉장히 견실하다. 정책 입지도 좋다. 미국 경제가 올해 2.5% 성장하고 인플레이션도 2%대로 크게 내려갔다”라면서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 인하 속도가 둔화하는 이유는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하반기에 기대한 것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파월이 예상보다 매파적 발언을 내놓았다고 봤다. 이에 미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18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8%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 -2.95%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3.56% 떨어졌다.  

특히 파월 의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할 의사가 없다는 견해를 밝혀 가상자산 시장의 충격은 더 컸다. 그는 "우리는 비트코인을 소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비트코인 비축을 위한 제도 마련에 대해서도 "그것은 의회가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며 “연준은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BTSE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제프 메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자체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고, 내년 전망에 주목했는데 예상보다 덜 낙관적이었다"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내년에 더 구체적인 트럼프 정책이 나올 때까지 투자자들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충격이 중장기 하락장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크리스 웨스턴 페퍼스톤 애널리스트는 최근 고객 메모에서 "비트코인을 현재 자리에서 매수하는 것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가격이 폭락할 것이란 의미는 아니지만, 상승 모멘텀이 분명 사라졌고 매수자(강세 베팅자)들이 통제력을 잃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코인마켓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