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주총 D-3, ‘박재현’ 대표 해임 놓고 어떤 결론 나올까
한미약품, 19일 임시주주총회 개최···핵심은 박재현 해임 안건, 의결에 2/3 이상 찬성 필요 국민연금 한미약품 주총 안건 반대 여파 주목···임종윤 이사, 주총 철회 제안했지만 거부 당해 4자연합 제기한 가처분도 여파 관심···인용 시 임종훈 이사회 개최 전망, 기각 시 형제측 유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오는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돼있어 이번 주총 결과가 그룹 경영권분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핵심 안건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19일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주총을 열어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사내이사 박재현 해임 건과 ▲기타비상무이사 신동국 해임 건 ▲사내이사 박준석 선임 건 ▲사내이사 장영길 선임 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4개 안건은 순서대로 진행된다. 즉 박재현 해임 건과 신동국 해임 건이 의결되면 나머지 2개 안건도 상정된다. 반면 앞의 2개 안건이 부결되면 뒤의 2개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주총 핵심 안건은 박재현 대표 해임 건인데 전망이 쉽지 않다. 해임 안건은 출석한 주식 수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이날 현재 지분율은 한미사이언스 41.42%, 국민연금 10.02%, 신동국 회장 7.72%, 한양정밀 1.42%, 소액주주 등 기타 39.42%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해임 건이 의결되려면 최소 3분의 2를 모아야 하는데 한미사이언스가 41.42% 의결권을 모두 행사하고 소액주주 동의까지 얻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격하는 형제나 수비 입장인 4자연합 모두 쉽지 않고 전망도 어렵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일각에서는 해임안이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는 점에서 4자연합이 유리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며 “하지만 주총 당일 소액주주 투표성향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아 섣부른 전망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주총과 관련,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주총 안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발표하면서 주총에 미치는 여파가 주목된다. 실제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13일 제16차 위원회를 개최, 주총 안건에 관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했다.
위원회는 박재현 해임 건과 신동국 해임 건에 대해 근거가 불충분해 반대를 결정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국민연금이 박 대표 해임을 반대했고 특히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한미약품 주총 철회를 제안한 배경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한미약품은 임종윤 이사 제안이 불가능하다며 거부했다.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임 이사의 주총 철회 제안이 임종훈 대표와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국민연금이 박 대표 해임을 반대한 배경을 분석하는 단계”라며 “임대표가 41.42% 의결권을 행사하는 상황도 예상되며 복잡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발표만큼 중요한 것은 4자연합이 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이다. 자회사 주총에 대해 최대주주인 지주사 의결권이 대표에게 있는지 또는 이사회에 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파악되는 이번 가처분은 19일 주총 전 법원 결론이 도출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만약 이번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한미사이언스가 이사회를 개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처분이 수용됐으므로 재판부가 임 대표에게 이사회를 열어 중요 결정 논의를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가처분이 기각되면 임 대표가 단독으로 41.42% 의결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임 대표측은 이번 가처분을 법무법인 태평양과 법무법인 광장에 맡길 정도로 공을 들였다”며 “가처분 결과도 주총에 적지 않은 여파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주총 결과는 한미약품그룹 경영권분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4자연합이 이기면 분쟁을 유리하게 주도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앞서 언급대로 임 이사는 임 대표와 협의 없이 주총 철회를 제안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박 대표 해임안이 의결되면 4자연합은 치명타를 맞게 된다.
결국 19일 개최되는 한미약품 주총에서 박 대표 해임 여부에 대한 예상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판단된다. 국민연금 발표와 가처분 결과가 주총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