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탄핵정국 영향 無?”···서울 청약 시장 ‘나홀로 열풍’

방배 ‘아크로 리츠카운티’, 1순위 경쟁률 483대 1‘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평균 26.7대 1 신축 선호·공급 가뭄 우려에 수요자 몰려 올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 역대 두 번째

2024-12-14     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매매시장 침체와 탄핵 정국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 분양시장은 ‘나홀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방배동과 성북구 등에서 진행된 분양 단지에 수만명이 몰리며 뜨거운 청약 열기를 나타냈다. 신축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다 앞으로 공급 가뭄이 예상되는 만큼 서울 분양 단지에 대한 인기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공급된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청약 접수 첫날부터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10일 71가구를 모집하는 1순위 청약에 3만4279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482.80대 1로 지난 9일 진행된 특별공급 평균 경쟁률(251.43대 1)의 2배 가까운 수치다. 최고 경쟁률 826대 1로 전용면적 84㎡D에서 나왔다.

아크로 리츠카운티 부분 투시도 / 사진=DL이앤씨

이곳은 방배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지상 27층, 8개 동 707가구 규모다. 지하철 2호선 방배역 인근으로 서초 학원가와 접근성이 좋고 상문고와 인접해 있다. 방배동 역세권 입지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단지인 만큼 분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주변 단지와 비교해 8억원가량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관심이 높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곳은 분양가 상한제 단지로 전용 84㎡가 21억7120만원(최고가 기준)에 공급됐다. 인근 ‘방배 그랑자이’ 같은 면적은 지난 10월 29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실거주 의무도 없어 입주 후 즉시 전세를 놓을 수 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성북구 삼선5구역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흥행에 성공했다. 260가구 모집에 6942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26.7대 1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32.2대 1로 59㎡C에서 나왔다.

이곳은 삼성5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지상 18층, 19개 동, 1223가구로 조성된다. 서울 도심권에서는 보기 드문 브랜드 대단지로 종로생활권에 속해 중심업무지구로의 이동이 편리하다. 도보권에 4호선 한성대입구역과 6호선·우이신설선 보문역이 자리해 트리플 역세권 입지이기도 하다. 분양가는 전용 84㎡기준 13억9000만원이다.

/ 자료=부동산인포

탄핵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지만 신축 선호도가 높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2만7000여 가구, 내년 3만5000여 가구로 예상되며, 이후 1만여 가구를 밑돌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자료에서도 올해 들어 10월까지 인허가 물량은 1만6148가구로 2011년 이후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부동산R114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 평균은 112.8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경쟁률 56.9대 1의 2배 수준으로, 인터넷 청약이 도입된 2007년 이래 2021년(163.8대 1)에 이어 역대 2위다. 소위 ‘로또 청약’이라고 불리는 강남권 분양가 상한제 단지를 제외해도 경쟁률이 46.5 대 1에 달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토지비, 공사비 등으로 분양가가 많이 올랐지만 서울 아파트는 자산적 가치가 높아 수요가 탄탄하고 신축을 선호하는 현상도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며 “대부분 선분양으로 나오는 만큼 계약금 외 당장 큰 돈이 들어가지 않고, 많이 남은 입주 시점까지 추가적인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