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온라인 판매하는 현대차, 韓서 대면 접점 늘리는 테슬라
현대차, 아마존 기반 車 거래 첫 시도···“수백만명 홍보” 테슬라, 국내 ‘스토어’ 확충···시장 위상 다지기 목적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테슬라가 각각 미국과 한국에서 상반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고 시장 위상 제고를 노린다. 현대차는 전시장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 영업 전략에서 나아가 온라인 판매를 개시하는 반면, 테슬라는 한국에서 고객 대면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 아마존 접속해 신차 구매하고 전시장 가서 픽업···“쇼핑 경험 확장”
12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기존 틀에서 벗어난 형식으로 고객 접점을 구축해 브랜드, 제품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AMAZON)에서 자동차 구매 서비스를 시범 개시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날 현재 아마존 홈페이지에 접속해 현대차 신차를 선택,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다. 차량의 최종 판매자는 현대차 딜러고, 구매한 차량을 인도받는 곳도 딜러 전시장이라는 점에서 기존 소매 방식과 같다.
이날 현대차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의 SEL 컨비니언스(Convenience) 트림을 대상으로 현대차 미국법인 공식 홈페이지와 아마존에서 구매 과정을 시연한 결과 아마존 거래시 세금, 물류비용을 제외한 권장소비자가격(MSRP)이 195달러(약 28만원) 가량 낮았다. 화면엔 현재 현대차 온라인 판매를 시범 도입한 48개 지역별 딜러의 가격 할인 액수와, 현대차 공식 할인혜택(인센티브)이 표시됐다.
현대차는 현지 자동차 업체 중 처음 아마존 플랫폼을 통한 신차 거래를 도입했다. 한국에서도 위탁 생산, 판매 중인 경형 SUV 캐스퍼(전기차 포함)를 제외하면 모두 대면 판매 중인 상황이다. 양사는 미국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더욱 다양한 고객층에게 신차 홍보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洲) 소재 딜러십 사우스 베이 현대(South Bay Hyundai)의 스티븐 서(Steven Suh) 영업 총괄 매니저는 “아마존에 접속하는 쇼핑객 수백만명에게 차량을 선보이고 미리 설정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며 “더 많은 지역의 고객들에게 편리하고 투명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전면 온라인 판매를 고수하는 한편 고객에게 각종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브랜드 공간 ‘스토어’를 늘리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개점한 테슬라 강남 스토어가 최신 사례다.
테슬라는 480㎡로 기존 전시장 대비 넓은 면적에 강남 스토어를 조성하고 방문객에게 브랜드·차량 소개, 시승, 구매 절차 안내, 굿즈 판매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기존 스토어와 달리 더 많은 차량을 전시하고 차체, 부품 등을 함께 진열해 브랜드의 특장점과 전기차 특성을 대중에게 소개하는데 더욱 공들이고 있다.
현장에 상주하는 직원(세일즈 어드바이저)이 차량 구매 의사를 보인 고객을 위해 별도 상담 공간에서 온라인 거래 절차를 돕는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한 운영 방침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코리아는 스토어를 꾸준히 신설해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호주 다음으로 큰 시장인 한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전기차 판매 실적 확대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 “사업 잘 되지만 업황 급변, 안심 못해”···인재 영입도 공들여
양사가 각 시장에서 새로운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은 최근 실적 호조 속 급변하는 업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란 관측이다. 현대차는 지난 1~11월 미국에서 기아, 제네시스와 함께 154만8333대로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테슬라도 같은 기간 국내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2만8498대를 판매해 기아(3만4475대), 현대차(3만178대)에 이어 높은 위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세제혜택 배제, 수입제품 관세 추가 등 비우호적 정책 기조에 직면한 상태다. 테슬라도 한국 전기차 보조금 감액, 중국차 업체 BYD 진출 등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사는 현지에서 고객층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점에서도 닮았다. 현대차는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다. 테슬라도 최근 브랜드 첫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전국 순회 전시하며 고객 반응을 살피고 출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각 사는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인적 역량을 쇄신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호세 무뇨스 글로벌최고운영책임자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을 대표이사(CEO)로 진급시키고, 북미권역본부장 후임으로 영업통 랜디 파커를 임명했다. 테슬라 코리아는 현재 서울, 부산 각지에서 근무할 세일즈 어드바이저와 수요 창출 매니저(demand generation manaver)를 채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