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비정례 RP 매입 개시···단기유동성 공급 확대”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이 비상계엄과 관련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개최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시장안정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4일 한은 금통위는 임시 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 점검 및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비상계엄 직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가 해제 이후 다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금통위는 당분간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임시 회의를 개최해 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이날부터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시작해 단기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RP 매매 대상 증권 및 대상 기관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RP 매매에 추가되는 대상증권은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 등이다. 다만 RP 매매 대상증권으로 한정되며 자기발행채권 및 관계회사 발행채권은 매매 대상증권에서 제외된다. 추가 선정된 대상증권의 신용위험이 한국은행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내년 2월 28일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한다.

RP 매매 대상 기관으로는 현재 대상 기관이 아닌 기관 중 국내은행 및 외은지점 전체, 투자매매업자 및 투자중개업자 전체, 한국증권금융이 추가된다.

또한 필요시 전액 공급 방식의 RP 매입을 실시하고 채권 시장과 관련해 국고채 단순매입, 통안증권 환매를 충분한 규모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시장과 관련해서는 외화 RP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 급변동 시 다양한 안정화 적극 조치를 적극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활한 지급결제를 위해 금융기관의 순이체한도 확대 및 담보 설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금통위는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과 강건한 대외건전성으로 시장심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금융·외환시장 상황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추가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