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밸류업에 목표주가↑···분기배당·실적개선은 과제

신임 CEO 발표 후 ROE 상향·재무구조 개선·자사주 소각 등 제시하자 ‘호평’ SK텔레콤·KT와 달리 그동안 투자자들 외면 받아···분기배당 미도입·실적 부진 등 배경

2024-11-25     이승용 기자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대표이사를 교체한 LG유플러스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이른바 밸류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증권가에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와 더불어 국내 3대 이동통신사지만 투자자들에게 SK텔레콤, KT와 달리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면받았고 국내 증시에서 통신주로서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왔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 KT처럼 분기배당을 도입하고 실적 성장에 기반한 배당금 상향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LG유플러스 밸류업에 증권가 ‘호평’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DB금융투자, 대신증권, SK증권 등 3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LG유플러스가 지난 22일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에 대해 호평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기존 1만35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올렸고 대신증권은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SK증권은 1만15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조정했다. 이외 흥국증권은 목표주가를 1만4000원에서 수정하지 않았지만 밸류업 계획에 대해서는 호평했다.

지난 21일 LG유플러스는 2021년부터 LG유플러스를 이끌어 온 황현식 사장이 물러나고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날인 22일에는 LG, LG화학,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생활건강 등 LG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8~1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주주환원율을 40~60%로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LG유플러스의 자기자본이익률은 7.5%, 주주환원율은 43.2%다.

재무건전성도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해말 기준 LG유플러스 부채 비율은 130%인데 6G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6G 도입이 예상되는 시점 이전까지 부채 비율을 100% 수준으로 낮춰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재무 안전성을 공고히 할 예정이다.

차입금 상환액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의 20%범위 내에서 탄력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2021년 매입했던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소각을 검토한다.

이 같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에 여의도 증권사들은 호평을 쏟아냈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그동안 미래 수익성 개선 폭에 대한 우려와 경쟁사 대비 다소 낮은 배당성향 등으로 주가가 역사적 저평가 상태에 머무르고 있었다”며 “ROE 개선과 주주 환원 확대 등을 통해 시장에서 평가하는 기업가치(Valuation) 지표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유플러스 주가는 이날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만124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1만137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분기배당·실적개선은 과제

LG유플러스의 이번 밸류업 계획 발표는 홍범식 신임 CEO 임명 발표 이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전임 사장이 통신전문가라면 1968년생인 홍 신임 CEO는 투자 전문가다. 그는 글로벌컨설팅 기업인 베인&컴퍼니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2019년 LG에 LG 경영전략부문장으로 합류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 후 영입한 대표적 전략통으로서 중장기 전략과 인수합병(M&A), 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경쟁사인 SK텔레콤, KT가 안정적인 배당주로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으며 통신업종을 대표하는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소외됐고 주가 역시 지지부진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배당정책과 실적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SK텔레콤은 2021년 3분기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했고 KT 역시 올해 1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시작했다. SK텔레콤과 KT가 분기배당을 도입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라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고 SK텔레콤과 KT는 미국 AT&T처럼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배당주로서 자리를 잡았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021년 6월부터 중간배당은 도입했지만 이후 분기배당을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

실적과 배당정책에서도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부족했다. SK텔레콤은 매년 4분기 배당금을 조금씩 늘리면서 연간 배당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KT 역시 지난해 주당 1960원 배당에서 올해 최소 분기별 주당 500원의 배당을 약속한 상태다.

반면 LG유플러스 배당은 2022년부터 중간배당 주당 250원, 기말배당 주당 400원으로 고정된 상태로 올해도 같은 배당이 유력하다.

LG유플러스 배당이 늘어나지 못한 이유로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당기순이익 기준 LG유플러스는 2021년 7242억원, 2022년 6626억원, 2023년 6302억원 등 매년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영업이익도 2022년 1조812억원에서 지난해 9980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 42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51억원 대비 –18.1% 감소했다.

다만 증권가는 LG유플러스가 내년부터 실적 회복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LG유플러스는 22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장기 디지털 채널 비중을 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디지털 채널 비중이 5.8% 수준인데 오프라인 비중을 줄여 비용 절감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의지와 현실 사이의 절충안”이라며 “2023년과 2024년 이익이 줄어든 다음 내년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한다고 하더라도 바로 배당성향을 확대하는 것은 다소 부담스럽기에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이라는 절충안 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