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운용, 세계 최초 필라델피아AI ETF 출시···점유율 1위 싸움 결정타 될까
26일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 출시 AI에 집중한 나스닥증권거래소 신규 반도체 지수 추종 1위 삼성자산운용과 격차 줄일 효자 상품 될지 주목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나스닥증권거래소의 신규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출시하는 가운데 ETF 점유율 싸움에 일등 공신이 될지 주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으로, 새롭게 내놓는 ETF가 이른바 ‘메가히트’ 상품이 될 경우 점유율 역전도 가능한 까닭이다.
2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26일 ‘TIGER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나스닥’ ETF를 출시한다. 이 ETF는 AI 반도체 밸류체인과 연결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IP(지적재산)·EDA(설계자동화툴), 장비, 후공정, 파운드리 등 기업에 투자한다.
이 ETF는 나스닥증권거래소의 신규 지수를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ETF의 기초지수는 ‘미국AI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PHLX US AI Semiconductor Index, ASOX)로, 나스닥증권거래소가 1993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PHLX Semiconductor Sector, SOX)를 선보인 이래 30여년 만에 새롭게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투자 지수다.
이 지수는 AI로 인해 달라진 시장 환경을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AI와 관련성이 낮은 개별‧아날로그 반도체 등 레거시(Legacy) 기업이 제외된다. 지수에 제외되는 레거시 기업에는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AI 산업의 성장과 궤를 함께하는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됐다는 것이 나스닥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야심 차게 AI 반도체 ETF를 내놓으면서 시장 점유율 싸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전 거래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의 전체 순자산총액은 59조9752억원으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62조7701억원과 불과 2조7949억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올해 초 4조원에 가까웠던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미국필라델피아AI반도체 ETF가 시장의 큰 호응을 받게 된다면 사상 첫 점유율 1위 고지도 가까워지게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반도체 ETF들로 성과를 낸 바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반도체 및 AI ETF의 순자산 총액은 8조1000억원으로, 관련 ETF의 총 순자산 총액인 13조9000억원 대비 58% 수준을 차지했다.
그중에서도 국내 첫 반도체 ETF이자 기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는 순자산총액이 2조6419억원에 이른다. 이는 925개 ETF 중에서 상위 11번째 해당하는 규모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새로운 필라델피아 AI 반도체 ETF도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새로운 필라델피아AI반도체 ETF 출시로 기존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ETF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 국내에 다양하고 세분화된 반도체 ETF가 다수 상장돼 있어 투자자들의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로 분류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미국 주식 투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주식을 기반으로 한 ETF가 큰 인기를 끌었고 미국 투자 ETF로 성과를 낸 자산운용사들이 많았다”며 “이 같은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주식 ETF에서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는 운용사가 파이 싸움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