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대출 성장 둔화에도 실적 성장 ‘이상무’···플랫폼 강화 전략 ‘순항’

3분기 누적 순익 3556억원···역대 최대 실적 가계대출 규제에 이자 수익성 둔화···올해 들어 매분기 하락세 플랫폼 역량 강화로 비이자수익 확대···성장세 '눈에 띄네'

2024-11-06     김희진 기자
카카오뱅크 누적 당기순이익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 속에서도 카카오뱅크가 올해 3분기 누적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플랫폼 역량 강화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한 점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35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2793억원) 대비 27.3% 증가한 규모로 역대 3분기 누적 기준 최대 이익이다. 3분기 순이익은 1242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대출성장률 둔화로 카카오뱅크의 순이익 전망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강해지면서 주담대를 비롯한 대출 취급 확대에 제동이 걸린 탓이다.

대출 취급이 위축되면서 이자 수익성 지표는 하락했다. 올해 3분기 카카오뱅크의 순이자마진(NIM)은 2.15%로 전년 동기(2.31%) 대비 0.16%포인트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의 NIM은 지난해 4분기 2.36%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1분기 2.18%, 2분기 2.17% 등으로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카카오뱅크는 일찍이 대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왔다. 앞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카카오뱅크는 전체 여신 성장 가이던스를 20% 내외에서 10% 초반으로 조정한 바 있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야 했기 때문이다.

이자 수익 둔화를 상쇄할 대책으로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역량 강화에 주력해왔고 이는 비이자수익 확대로 이어졌다. 올해 3분기 카카오뱅크의 누적 비이자수익은 40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6% 증가했다. 3분기 누적 카카오뱅크의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2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늘었다. 특히 3분기 플랫폼 수익이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대출 비교 서비스와 투자 서비스 실적 성장이 플랫폼 수익 증가를 견인했다. 카카오뱅크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제휴 금융사의 100여개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신용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제휴사가 50여개로 확대되면서 이용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3분기 카카오뱅크 앱에서 신용대출을 비교하고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건수와 금액은 각각 8만건, 9995억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투자 서비스 부문에서는 지난 7월 선보인 ‘공모주 청약 서비스’가 출시 3개월 만에 이용자 수 53만명을 넘어섰다. 3분기 국내·해외 주식투자 서비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제휴 증권사의 발행어음 및 채권 투자 금액과 펀드 잔액 또한 전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출 비교 서비스는 카카오뱅크가 다른 기관보다 늦게 출시했지만 최근 1년 이내 성과는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실적”이라며 “현재는 대출 비교 서비스가 신용대출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향후 주택담보대출 같은 추가적인 서비스가 본 서비스에 추가돼서 전국적인 수익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수익 증가세가 뚜렷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아직 플랫폼 수익이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자수익에 비해 여전히 적다. 플랫폼 수익의 이익기여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플랫폼 이익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총이익에서 수수료 및 플랫폼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7.3%로 낮은 점은 여전히 개선의 필요성이 높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플랫폼 관련 수익의 증가는 수익원 다변화와 이를 통한 트래픽 확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