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이어 타이어까지 역대급 이익률···프리미엄 승부수 통했다
3분기 한국타이어 19.3%·금호타이어 12.6% 기록 올해 한국타이어 연간 이익률 17.8%로 세계 최고 수준 전망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지도 높이며 고수익 차종 판매 늘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타이어업계가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와 브랜드 가치 상승에 힘입어 역대급 이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세계에서 브랜드 위상을 높이면서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도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로 ‘제값 받기’가 통하면서 이익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타이어 영업이익률은 19.3%, 금호타이어는 12.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4%포인트(p), 2.8%p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한국타이어 매출은 전년대비 4.1% 늘어난 2조4352억원, 영업이익은 18.6% 오른 4702억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는 매출 1조1150억원으로 작년보다 14.1% 늘었고, 영업이익은 1402억원으로 45.7% 증가했다.
통상 타이어 업계의 경우 부품사 특성상 완성차 대비 이익률이 높기 쉽지 않은데,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글로벌 완성차 최고 수준인 기아(10.9%)와 테슬라(10.8%)를 웃돌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국타이어 연간 이익률 전망치는 17.8%로 글로벌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도 13.6%로 업계 평균치(11.3%)를 크게 앞설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글로벌 상위권 타이어 업체 이익률의 경우 미쉐린은 12.3%, 브릿지스톤 11.7%, 굿이어 6.1% 등으로 추정했다. 국내 타이어 2개사 이익률이 전세계 1, 2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다.
◇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수익 판매 늘어
올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이익률이 높아진 것은 고수익 제품 비중이 늘어서다.
양사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했으며 영업활동이 올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한국타이어 승용차 및 경트럭 타이어 매출 중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44.8%로 작년대비 1.4%p 올랐다. 지역별로는 중국 66.5%, 한국 58%, 북미 52.8%, 유럽 34.6% 순으로 나타났다.
금호타이어도 3분기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41.8%로 작년보다 3.7%p 올랐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중형급 이상 차급 선호도가 올라가면서 그만큼 타이어 크기가 커진 점도 고인치 타이어 판매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도 3분기 한국타이어는 20.4%, 금호타이어는 14%를 기록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전기차 타이어 교체시기가 다가오면서 교체용 타이어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0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타이어 교체 시기가 3~4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초반 가속력이 높아 타이어 마모가 빠르기 때문에 교체 주기도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신차용 보다는 교체용이, 내연기관용 보다는 전기차용이 마진률이 높기 때문에 교체용 전기차 타이어 확대에 따른 이익 증가분이 컸을 것으로 풀이된다.
◇ 브랜드 위상 올라가며 ‘제값 받기’ 먹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고인치·전기차용 타이어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브랜드 경쟁력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회사들의 경우 미쉐린, 굿이어, 브릿지스톤 등 글로벌 최상위 브랜드 대비 이름값이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제품 경쟁력이 오르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지도가 상승했다.
양사는 그동안 엔트리급 차량에 들어가는 타이어를 주로 납품했지만, 최근에는 상품성을 인정받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3사는 물론 포르쉐, 메르세데스-AMG, BMW M, 아우디 RS 등 최상위 브랜드는 물론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 BYD에도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람보르기니, 페라리, 부가티 등 슈퍼카 시장 진출도 추진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 국내 타이어사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지도를 쌓으며 다른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신차용·교체용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공급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가격은 최상위 타이어 업체보다 경쟁력을 갖춰 프리미엄 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