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알짜’ 방배7구역, 삼성물산 vs SK에코플랜트 성사될까

나란히 입찰참여의향서 제출 입찰 조건 완화에 부담 줄어 삼성물산, ‘래미안타운’ 기대 SK에코, 강남권 입지 공고히

2024-11-05     길해성 기자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강남 알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방배7구역에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가 참여의사를 나타내면서 2파전이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를 따낼 경우 방배동에 ‘래미안 타운’을 조성할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SK에코플랜트는 강남권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인 ‘드파인’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방배7구역 재건축 조합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참여 의향서를 낸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 2곳이다. 입찰참여의향서는 조합이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건설사들에게 추후 입찰참여 여부를 묻는 단계다. 앞서 지난달 21일 열린 현장설명회엔 두 건설사를 비롯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등 9곳이 참여했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선 현장설명회에 참석하고 입찰 참여 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입찰 마감일은 다음 달 9일이다.

방배7구역은  방배동 일대 재건축 사업지 중 규모가 가장 작지만 알짜배기 사업장으로 꼽힌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19층, 6개 동, 316가구가 들어선다. 이 중 조합원수가 81명으로 조합원 수 대비 일반분양 물량(218가구)이 많아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받는다. 서울 지하철 7호선 내방역이 도보로 250m 거리에 있고 단지 바로 앞에 서리풀터널이 자리해 입지도 우수한 편이다. 800m 거리에는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이 있다. 공사비는 1772억2500만원으로 3.3㎡당 980만원이다.

/ 그래픽=시사저널e 

방배7구역이 입찰에 나선 건 이번이 세 번째다. 4월(1차)과 6월(2차) 진행된 입찰엔 건설사들이 나서지 않아 모두 유찰됐다. 조합은 이번에 입찰조건을 조정해 건설사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시공권·유치권 포기 각서 조항’을 삭제해 건설사들의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다. 시공사가 시공권·유치권 포기 각서를 작성하면 해당 권리를 행사하는데 제약이 발생해 향후 문제가 발생하면 시공사가 불리해질 수 있다.

업계에선 입찰 조건이 완화된 만큼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의 입찰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1~3차 현장설명회에 모두 참여하며 관심을 이어왔다. SK에코플랜트는 2차 현장설명회 이후 입찰참여의향서를 냈었다. 두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할 경우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맞붙는 첫 대결이 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방배7구역을 수주할 경우 방배동에 ‘래미안 타운’ 조성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앞서 1097가구 규모 방배6구역(래미안원페를라)을 수주했다. 방배6구역은 다음 달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삼성물산이 주요 공략지로 꼽히는 방배15구역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배15구역은 1688가구 규모로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세 구역의 가구수를 합치면 3000가구에 달한다.

SK에코플랜트는 방배7구역을 통해  강남권 진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 ‘드파인’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반포27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드파인 깃발을 처음으로 꽂았다. 드파인이 강남권 브랜드로 입지를 공고히 하려면 이번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배동은 곳곳에 재건축 수요가 많은 데다 반포·서초와 인접한 강남권이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삼성물산은 과거 2000년대 초반 방배동에 아파트를 많이 지었는데 ‘래미안 타운의 부활’을 예고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어 “SK에코플랜트의 경우 방배7구역이 강남권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