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대책 효과있네···빌라 낙찰가율 껑충
9월 서울 빌라 경매 낙찰가율 82%···전월 대비 7% 포인트 상승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정부가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방안을 포함한 8·8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빌라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경매 시장에서 대책 발표 대비 낙찰가율이 높아지며 온기가 도는 것이다. 전국적 빌라 전세사기로 수년 간 침체기를 겪어온 비아파트 거래가 대책효과로 활성화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9일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8월 서울 빌라의 경매 낙찰가율은 82.0%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인 8월의 74.3%에 견주어보면 7.7%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올 들어 가장 높은 기록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124.7%를 기록한 구로구가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고, ▲중구 98.0% ▲광진구 96.0% ▲강동구 90.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동안 서울 경매시장에서 빌라 낙찰가율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 전국적으로 빌라 전세 사기가 잇따르면서 시장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가격 상승이 동반되던 올 상반기에도 빌라는 별다른 변화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빌라 전세사기 불안감에 세입자들은 꺼리게 되고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워진 임대인 입장에서는 투자가치가 낮아지면서 부동산 유동자금은 아파트 시장에 집중된 것이다. 이같은 까닭에 서울 주택공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던 비아파트 시장은 예년 대비 공급이 최대 90%까지도 급감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정부가 연립, 다세대 등 빌라로 불리는 비아파트 시장을 살리기 위해 구입시 청약 조건, 세제 등에서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일단 청약시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60㎡ 이하에 수도권의 경우 공시가 1억6000만원 이하일 경우만 무주택으로 인정했으나 개편 후에는 전용 85㎡ 이하에 공시가 5억원 미만까지 무주택으로 간주하겠다고 한 것이다.
또한 신축 비아파트를 2027년까지 매입하면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 산정시 보유주택 증가에 따른 중과세를 면제해준다. 취득가격은 수도권 기준 6억원 이하다. 신축이 아닌 기축 비아파트도 같은 기간에 매입해 임대 등록할 경우 주택수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세제 혜택을 받도록 했다. 면적과 취득가격 등의 요건은 같지만 정식 임대 등록을 해야 하는 게 추가 요건이다.
기존 빌라 주택도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7월 서울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빌라 매매 건수는 2550건, 거래금액은 1조311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월인 6월과 비교해서 거래량은 13.7%, 거래금액은 27.9% 늘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선 거래량은 32.2%, 거래금액은 50.9% 상승했다. 서울 빌라 거래량은 지난 2022년 8월(2264건) 이후 18개월 만인 지난 3월(2336건) 2000건대를 회복했다. 거래금액의 경우 2월(6001억원) 이후 6개월째 상승세다. 빌라 거래금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2022년 6월(1조2077억원) 이후 25개월 만이다. 업계에서는 8·8 대책에 포함된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 방안이 작동하면서 빌라 시장 회복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선행성을 띈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비아파트인 빌라도 거래와 가격이 늘고 있다”라며 “8·8 대책의 청약 지원 및 세제혜택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며 빌라 시장도 전세사기 후유증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