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10개 중 6개 가격↑···수산물·채소류 오름폭 가장 높아

전년比 가격 오른 제품 전체 62.3% 달해 생물 고등어·배추, 1년 70%대 상승

2024-10-06     고명훈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올여름 폭염 등으로 농수산물 중심으로 생필품 가격 오름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유가마저 치솟으면서 원재료가 추가 상승해 향후  물가 전망도 어둡다.

6일 한국소비자원이 발간한 ‘생필품가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생필품 12개 품목 297개 중 작년 동기 대비 가격이 상승한 제품은 185개로, 62.3%에 달했다. 95개는 가격이 낮아졌고, 17개는 변동이 없었다.

소비자원 생필품가격보고서는 대형마트,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 등 전국 500여개 유통 매장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후 최종 판매가격을 토대로 작성된다.

지난 1년 동안 가격이 오른 상품의 평균 상승률은 9.6%로 집계됐다. 전체 상품의 평균 상승률인 2.5% 대비 7.1%p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수산물과 채소류가 각각 전체 평균 가격 상승률 14.2%, 11.1%를 기록했다. 이들 품목에서 오른 상품의 평균 상승률은 각각 58.7%, 22.3%에 달한다.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가공식품 가격 또한 잇따라 상승세를 보였다. 수산물가공품의 경우 11개 상품 중 9개가 올라, 전체 평균 상승률이 9.7%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축산물가공품 22개 중 15개가, 곡물가공품 54개 중 36개가 올랐으며, 각각 평균 상승률 5%, 2.8% 등을 기록했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상품은 생물 고등어(300~500g)로, 1년 새 71.8% 상승했다. 배추(1.5~3kg)가 71.4% 오르면서 그 뒤를 바짝 쫓았으며, 냉동 오징어(200∼300g) 61.1%, 흙쪽파 53%, 생물 갈치(100g) 43.1%, 시금치(250∼400g) 42.5%, 줄기 없는 무(1.5㎏) 26.3%, 흙당근(100g) 23.9%, 애호박 22.6% 등의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특히 가을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정부도 중국산 배추를 대량 수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전날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을배추 수확이 마무리되는 12월 중순까지 농촌진흥청과 주산지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산물과 채소류 및 관련 가공품 외에도 양념·소스류 가격이 5.7% 올랐으며, 차·음료·주류 3.7%, 가사용품 3.2% 과자·빙과류 2.8% 등 평균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동발 악재로 유가마저 상승하면서 당분간 생필품 물가 상승이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 가능성으로 중동에서의 무력 충돌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전날 기준 최근 사흘 새 국제 유가 상승폭이 7~8%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 악화를 비롯한 여러 대내외 요인으로 원재료 가격이 오를 여지가 더 있다”며, “식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한 생필품 물가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