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자의 메디컬나우] 차기 식약처장 ‘오정미·박민수’ 2파전?

오유경 식약처장, 2년 5개월 활동···처장 교체 시기 이르면 국감 직후, 늦으면 연말 예상 오정미 원장, 서울대 교수 등 전문성 인정···약계 인사 피로감, 후보 조기 노출 후유증도 박민수 차관 “복지부에 남아야 한다” 여론···“타 부처에서 장관급 활동해야” 의견도

2024-10-05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래픽=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차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임명 시기와 대상이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후보군 하마평에 오정미 한국약학교육평가원장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나이순)이 올라 향후 대통령실 선택이 주목된다.

5일 복지부와 식약처, 정치권에 따르면 차기 식약처장이 이르면 국정감사 종료 직후 늦으면 연말 경 단행될 전망이다. 2022년 5월 제7대 식약처장에 취임한 오유경 처장은 2년 5개월간 활동하며 적지 않은 업적을 남겼다. 1년 6개월 가량인 식약처장 평균 재임기간을 감안하면 오 처장은 장수 처장으로 꼽힌다. 이에 연초부터 오 처장 후임자 하마평이 식약처 주변에서 확산됐는데 현재로선 오정미 원장과 박민수 차관이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두 명을 제외한 제 3후보 부상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불투명한 상황이다. 

우선 식약처장 인사 시기부터 엇갈린 관측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 A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6일부터 11일까지 필리핀 등 3개 국가를 방문하고 귀국 후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차관급 인사를 단행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치권 관계자 B씨는 “수시 개각이 대통령실 방침인데 오 원장에 대한 인사검증이 완료된 상황에서 굳이 두 달 가량 인사를 미룰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복지부와 묶어 11월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에는 내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인사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이제는 관행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식약처장 유력후보에 대한 찬반 논란도 제기된다. 1963년생인 오 원장은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교 약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귀국한 그는 숙명여대 의약정보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숙대 약학대학 겸임교수, 이화여대 약학대학 강사, 숙대 임상약학대학원 교수, 서울대 약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이같은 그의 학력과 경력 때문에 전문성이 요구되는 식약처장에 적격이라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미국과 한국에서 교수로 일하며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기 때문에 오 원장은 전문성에 큰 점수를 받고 있다”며 “인사검증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검증을 수락했다면 본인도 처장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반면 오 처장에 이어 다시 약계 인사의 식약처장 부임은 여러 측면에서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정치권 관계자 D씨는 “식약처 내부에서 약무직이 식품직을 압도하고 있는데 다시 약계 인사가 처장으로 부임하면 힘의 균형이 무너진다”며 “오 원장이 식약처장 유력후보로 공론화되면서 처장을 노리던 인사들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차기 복지부 장관에 유력하게 거론되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도 장관 경쟁자들이 경계하는 정황이 파악된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박 차관에 대한 반응 역시 찬성과 반대로 구분되는 형국이다. 박 차관 경력이나 활동은  대부분 알려진 상황인데 의대 증원 작업과 의료개혁에 주력하다 복지부 제1차관으로 영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정치권 관계자 E씨는 “추석 직전 응급실 사태가 이슈화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박 차관 교체 요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박 차관이 해야 할 업무가 산적해있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그는 운명공동체로 연말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복지부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 박 차관이 새로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식약처장은 차관급이지만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장관급 대우를 받기 때문에 수평이동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관가 관계자 F씨는 “박 차관이 식약처장으로 부임하면 적응 기간을 거쳐 원만하게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국감 직후가 아닌 연말 인사를 단행하면 박 차관 부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관측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차기 식약처장 임명을 결정짓는 사안은 본인의 강력한 의지라는 것이 복수의 소식통 분석이다. E씨는 “오 원장이나 박 차관 중 강력하게 차기 식약처장을 희망하는 인물이 결국 임명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이달 하순 국감만 종료되면 언제든지 차기 식약처장을 임명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됐다는 것이 공통 의견으로 판단된다. 식약처장에 누가 임명되느냐가 복지부 고위층 인사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있어 양 부처 직원들이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