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왜] 취미도 민폐가 된다?···러닝크루 두고 '말말말'
일부 사람들 집단으로 달리며 불편 끼친다는 지적도 자전거, 배드민턴 등 취미 영역 민폐 논란 끊이지 않아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최근 이른바 ‘달리기’ 운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맨 처음 골프에서 테니스로, 테니스에서 러닝으로 점차 관심 취미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이 달리기를 취미로 하는 이른바 ‘러닝크루’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러닝크루는 말그대로 단체로 모여 달리는 이들을 말하는데 왜 논란일까요.
이번주는 러닝크루와 관련 이슈를 다뤄봅니다.
◇ 일부 지자체 결국 ‘단체 달리기’ 규제하기도
일부 러닝크루를 두고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결국 단체로 우르르 달리면 행인이나 혼자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 특히 서울은 외국처럼 달릴 장소나 공간이 충분치 않다 보니 어딜 가나 복잡하고 사람이 많은데 단체로 달리는 행위가 민폐를 동반하기 쉽다는 것이죠.
또 일부 러닝크루는 달리면서 혼자 운동하는 사람들에게 비키라고 하는 등 행위를 하기에 더욱 민폐 이미지가 굳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결국 서초구는 한 운동장에서 5명 이상 달리기를 금지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사실 지자체에서 무슨 학교마냥 달리는 인원까지 규제하게 됐다는 것 자체가 참 국가적으로도 창피한 일 입니다.
◇ 러닝크루 전, 태초에 자전거 ‘떼빙’이 있었다.
사실 취미와 관련해선 이와 비슷한 논란이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전거 떼빙’인데요. 자전거 떼빙은 러닝크루의 자전거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르르 몰려서 자전거를 타면서 혼자 자전거를 타고 나온 시민들을 위협하거나 비키라고 고함치는 경우인데요.
필자도 길을 걷다 우연히 해당 광경을 목격한 바 있습니다. 특히 자전거는 속도가 빨라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더 위험합니다. 일부는 이들의 과한 복장도 지적하지만 이는 각자의 자유이니 뭐라할 순 없을 것 같고 적어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배드민턴 동호회는 ‘코트독점 민폐’ 논란
운동을 하다 보면 이용하려는 사람보다 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필자도 더 젊었던(?) 시절 공원에서 친구들과 시간만 나면 농구를 즐겼는데, 모르는 이들과 3대3으로 붙어 지는 팀이 나오고 이기는 팀이 계속하는 식으로 코트를 공유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배드민턴의 경우 코트와 관련 지자체에 민원이 많다고 합니다. 각 지자체에서 시민들을 위해 배드민턴장을 운영하는데 몇몇 동호회들이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해서 정작 시민들은 이용을 못한다는 것인데요. 배드민턴 동호회들이 자신들이 사비 걷어서 경기장을 세워서 하는 거면 모를까, 다같이 낸 세금으로 만든 시설을 독점하는 것은 비상식적으로 보입니다.
◇ 취미는 취미일 뿐, 요란하지 않게 피해 안 주고 즐겨야
취미는 취미일 뿐인데 가만보면 갈수록 그 열정이 지나쳐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지경까지 이르는 경우들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다른 얌전하게 취미를 즐기는 이들까지 욕먹게 하지 않도록 요란하지 않게 진심으로 몰입해서 취미 자체에 몰입해서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