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3분기 적자전환 우려···부정적 래깅·재고손실 동시 발생
증권가, 에쓰오일 3분기 영업손실 2113억원 전망 3분기 평균 정제마진 3.6달러 수준···수익 마지노선 못 넘겨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에쓰오일이 올해 3분기 적자전환할 것으로 우려된다. 유가 및 정제마진의 약세로 부정적 래깅 효과 및 재고평가손실이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황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실적악화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는 당초 7~9월 여름휴가 및 여행 시즌에 맞춰 정제마진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수요가 회복하지 못하면서 정제마진은 오르지 못했다.
3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3.6달러 수준으로 수익 마지노선인 4~5달러 미만에 머물고 있다. 생산라인을 가동해 정유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인 기간이 지속되고 있다.
유가 및 정제마진의 하락 지속에 부정적 래깅 효과 역시 크게 나타나고 있다. 래깅은 생산 및 판매 시차에 따른 이익을 나타낸다. 원재료 구입 시점보다 판매 시기에 시장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는 ‘부정적 래깅’이 나타나 해당 기업에 큰 손해로 작용한다. 유가·정제마진의 내림세에 정유업계가 겪고 있는 현상이다.
증권가는 부정적 래깅 등으로 에쓰오일이 올해 3분기 적자전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구매 시점보다 현재 유가가 하락하면서 나타난 역래깅과 재고평가손실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에쓰오일은 3분기 들어 영업손실 211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재고평가손실이 1971억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생산한 재고가 적정 보유량을 넘어선다면 창고에 물량이 쌓여 예상하지 못한 관리 유지비까지 부담해야 한다. 업황부진에 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서 추가 2000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까지 발생한 셈이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3550억원이다. 반면 올해 전망치는 7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47.9%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제유가는 올해 4월 정점을 기록한 후, 9월에 최저점을 기록했다. 두바이유의 평균 가격은 2분기 기준 배럴당 88.6달러에서 3분기 78.3달러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85달러에서 78.6달러로, 서부텍사스유는 80.6달러에서 75.1달러로 하락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좀처럼 시장 상황이 나아지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선 이스라엘과 이란 등의 분쟁으로 일시적으로 유가가 급등할 수 있지만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는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