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동아ST 대표, ‘자큐보’와 ‘스텔라라’ 복제약 판매로 실적 올릴까

정재훈 대표 8월 초순 취임, 그룹 신임 두터워···상반기 221억 영업적자, 원인은 의료대란 내일부터 제일약품과 자큐보 판매, 소화기 영업력 활용···업계 “수치상 300억원 매출 기대”     스텔라라 시밀러 ‘DMB-3115’, 연말 유럽 허가 결정···허가 획득 시 내년 상반기 현지 출시 전망

2024-09-30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달 초순 동아에스티 대표로 취임한 정재훈 대표가 내일(10월 1일) 판매를 개시하는 ‘자큐보정’과 이르면 연말 해외 허가가 예상되는 ‘스텔라라’ 바이오 시밀러(복제약)로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지난 8월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재훈 사내이사 선임 건을 승인한 후 이사회에서 정재훈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정 대표가 공식적으로 동아에스티 경영 책임을 맡은 지 두 달 여 기간이 경과된 셈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1971년생으로 성균관대에서 약학 석사 학위를 받은 정 대표는 동아제약 운영기획팀장을 거쳐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정도경영실장과 대표이사 부사장, 대표이사 사장으로 근무했던 인물이다. 동아쏘시오그룹이 능력을 인정한 정 대표에게 동아에스티 경영 책임을 맡긴 것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동아쏘시오홀딩스를 경영하면서도 동아에스티 주요 사안을 보고받았던 정 대표가 전면에 나서 책임지고 동아에스티를 경영하라는 그룹 고위층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쉽지 않은 시점과 상황에서 동아에스티 경영을 맡은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동아에스티는 올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3277억원 매출과 22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같은 수익성 부진 원인은 의료대란 여파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동아에스티 전문의약품 매출에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2월 하순 이후 본격화된 의료대란이 동아에스티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참고로 올 2분기 ‘그로트로핀’울 제외한 상당수 동아에스티 전문약 매출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정 대표 입장에선 의료대란만 탓할 수 없다는 업계 지적이다. 당장 부진한 경영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는 요인을 극대화해 내년 실적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일부 상위권 제약사도 유사하지만 동아에스티가 최근 빈번하게 회의를 열어 내년 경영전략을 고민하며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 교체에 따른 경영실적 증대와 변화 움직임을 보여줄 시점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그동안 동아에스티가 준비해온 경영전략을 정 대표가 본격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지난 4월 국내 제37호 신약으로 허가 받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 시트르산염)을 내일부터 제일약품과 공동판매할 예정이다. 국내 소화기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동아에스티와 제일약품이 국내 모든 병의원을 대상으로 공동 영업마케팅 활동에 나선 것이다. 상위권 업체인 두 제약사 협력은 사상 최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국내 1조 3000억원 규모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P-CAB제제 비중이 늘고 있어 동아에스티가 영업을 활성화하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E씨는 “제일약품은 일단 자큐보정 매출을 연간 600억원 이상으로 정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동아에스티는 단순 수치상 300억원대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동아에스티가 더욱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다. 동아에 따르면 DMB-3115는 이달 11일 유럽의약품청(EMA)의 GMP(우수의약품품질관리기준) 실사를 통과한 상태다. 이에 이르면 올해 말 EMA 품목허가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동아에스티는 전망했다. 스텔라라는 연간 매출액이 1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약물이기 때문에 허가를 받아 출시할 경우 여파가 크다는 것이 전반적 평가다. 

동아에스티 관계자 F씨는 “유럽의약품청 허가를 받게 되면 6개월 가량으로 예상되는 준비기간을 거쳐 유럽 현지에서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도 동아에스티 해외 파트너사인 ‘어코드 바이오파마’가 지난해 10월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제출한 품목허가 신청 결과가 내년 상반기 결론이 도출될 전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동아에스티가 10년 넘게 개발하며 준비해온 DMB-3115 결과가 올해안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 대표가 자큐보를 디딤돌로 활용하고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 내년에 구체적 성과를 올릴 수 있을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