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 피해자에게 총 219억 보상···역대 '최대'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도 보상 가능

2024-09-22     유길연 기자
성남 판교 넥슨코리아 본사 / 사진=넥슨코리아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 게임 이용자들에게 유료아이템 확률 조작에 따른 피해 보상 명목으로 현금으로 환급이 가능한 219억원 상당의 넥슨캐시를 주기로 했다. 역대 최대 보상 규모로,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피해자들도 보상 받을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넥슨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유료아이템 ’레드큐브’와 ‘블랙큐브’를 사용한 소비자들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상자들은 오는 23일부터 연말까지 넥슨 홈페이지에서 보상 신청을 하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조사를 통해 넥슨이 큐브의 옵션별 출현 확률을 처음에는 균등하게 설정했다가 2010년 9월부터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을 변경했고, 이듬해엔 인기 옵션 조합이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을 변경한 점을 발견했다. 또 블랙큐브의 잠재능력 등급 상승 확률을 2013년 7월부터 12월까지 떨어트리고, 2016년 1월 경 추가로 하락시킨 것도 적발했다. 이에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했다.   

이후 집단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한 소비자원 분쟁조정위는 지난달 13일 넥슨에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한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구매자 5000여명에게 레드큐브 사용액의 3.1%와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현금 환급이 가능한 넥슨캐시로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당시 보상 대상자 5675명 가운데 86.6%인 4916명이 조정을 수락해 다음 달 넥슨캐시를 받는다.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신청자는 넥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2007년 집단 분쟁조정 제도 도입 이래 분쟁조정위원회 권고에 따라 동일한 피해를 본 소비자 모두에게 보상하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4일 집단 조정을 신청한 지 5개월 만에 조정안을 마련한 데다 조정 신청자뿐 아니라 80만명에 달하는 모든 이용자에 대한 보상 결정을 내려 집단 분쟁조정 제도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게임 확률형 아이템 관련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확률 정보공개 및 게임 서비스 종료 후 최소 30일 이상 환불 전담 창구를 운영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했다. 또 전자상거래법 개정도 추진 중이다.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외 게임사는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 소비자 불만과 분쟁을 해결할 수 있고, 기만행위가 발생한 게임사는 공정위 심의와 의결 단계에서 소비자의 금전적 피해 구제방안을 포함한 시정 방안을 제시할 수 있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이용자를 폭넓게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 생태계 조성과 게임산업 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