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후 분주해진 IPO 시장, 빡빡한 청약 일정 속 쏠림 현상 나타날까

20일 기준 오는 10월 말까지 청약 예정 IPO만 20곳 케이뱅크, 더본코리아 등 시장 관심 높은 기업도 청약 대기 일정 겹친 사례 많아 투자자들 고심 깊어질 전망

2024-09-20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추석 연휴를 보낸 IPO(기업공개) 시장이 본격적인 성수기로 진입하는 가운데 빡빡한 공모 청약 일정이 어떤 변수를 낳을지 주목된다. 오는 10월 말까지 청약에 나서는 IPO만 스무 곳에 가까운 상황으로, IPO 사이에서도 알짜에 자금이 몰리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팩토리 물류 로봇 솔루션 기업 제닉스가 전날부터 진행한 IPO 일반 청약을 이날까지 마무리한다. 제닉스는 앞선 기관 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결과 10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제닉스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게 되며 이번 공모를 통해 264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제닉스를 시작으로 IPO 시장은 향후 바쁜 일정들을 소화하게 된다. 이달 남은 기간에는 기관 수요예측이 몰려 있고 일반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일반 청약은 다음 달부터 19곳(스팩 포함)에서 쏟아진다. 당초 이달 중에도 많은 IPO가 투자자들을 만날 계획이었지만 증권신고서 정정과 같은 이슈 탓에 일정이 밀린 사례가 많았다.

일반 청약 일정이 겹치는 IPO들이 많아지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선 투자 기업 대상 선정에서부터 증거금 환불 일정까지 고려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장 내달 초부터 같은 날에 청약이 몰린 사례가 나온다. IT 솔루션 업체인 ‘인스피언’, 첨단 소재 합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한켐’, 방사성의약품 신약 개발 기업 ‘셀비온’이 각각 내달 7~8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 모두 코스닥 시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내달 10~11일에는 지구 관측용 인공위성 제조 기업 ‘루미르’와 SMT(표면실장기술) 장비 제조사 ‘와이제이링크’, 스팩인 ‘신한제14호스팩’이 일반 청약에 나선다. 이들 일정과 겹치는 11~14일 양일간에는 AI(인공지능) 기반 진단 검사 기업 ‘쓰리빌리언’이 일반 청약을 받는다.

특히 하반기 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케이뱅크의 청약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케이뱅크는 내달 21~22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케이뱅크는 이번 청약을 통해 1조원에 가까운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일정이 맞물리는 IPO는 실감미디어 전문기업 ‘닷밀’, 2차전지 부품사 ‘성우’, 스팩인 ‘유진스팩11호’ 등이 있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도 청약 전략에 영향을 미칠 IPO로 꼽힌다. 더본코리아의 시가총액은 4000억원 수준이지만 유명인인 백 대표가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도가 높다. 더본코리아는 내달 24~25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인데, 직접적으로 일정이 겹치는 곳은 내달 23~24일 일반 청약 일정이 잡혀있는 엔터테크 기업 ‘노머스’와 전자부품 ODM(제조자개발생산)사 ‘탑런토탈솔루션’이 있다.

다만 이 같은 일정은 증권신고서 정정과 같은 이슈로 바뀔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최근 증시 분위기가 좋아졌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도 알짜를 가려내기 위한 움직임이 필수적이게 됐다”며 “일정 변경이 빈번히 일어나는 만큼 공시를 통해 일정을 꼼꼼히 확인해서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20일 기준. 상기 일정은 변경될 수 있음. / 표=김은실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