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4, 주행거리 511㎞ 인증···‘중국산’ 선입견 다시 깰까
中서 배터리·차량 제작, 10월 출고 개시 예정 앞서 폴스타2로 인정받아···“가격·품질로 승부”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폴스타 오토모티브 코리아(폴스타 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쿠페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4가 동급 수입차 중 최장 주행거리를 국내 인증받았다. 다만 중국산 차량에 대한 고객 우려 불식을 위해 치밀한 판매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11일 환경부 자동차 배기가스 및 소음 인증 시스템(KENCIS)에 따르면, 전날 폴스타4 롱레인지 싱글모터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상온 복합 기준 511㎞로 인증됐다.
이는 국내 전기차 중 테슬라 모델S AWD(555㎞),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QS 450+(526㎞)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치다. 기아 EV3 항속형 2WD 17인치 휠(510㎞), EV9 2WD 19인치 휠(508㎞)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국내 준대형 SUV, 6000만원대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폴스타4는 중국 길리(Geely), 스웨덴 볼보 등 주요 완성차 업체를 주주로 두고 있는 폴스타의 세 번째 신차다. 폴스타는 고성능 전기차 업체로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폴스타1, 준중형 전기 SUV 폴스타2를 그간 판매해왔다.
준대형차인 폴스타4는 전장 4840㎜, 전고 1534㎜로 낮고 긴 외관 형태를 갖췄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바탕으로 공기저항계수 0.26Cd의 높은 수치를 달성했다. 또한 배터리셀을 모듈 단위로 묶지 않고 배터리팩 안에 담는 셀투팩(Cell-to-Pack) 방식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이는 폴스타4의 주행거리 확보에 기여한 요인들로 꼽힌다. 폴스타 코리아는 내달 중 폴스타4 출고를 개시할 계획이다.
폴스타4가 긴 주행거리를 달성한 가운데, 최근 국내 일각에서 안전성을 우려하는 중국산 모델이라는 점은 풀어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최근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수입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한 후 일부 자동차 소비자들이 중국산 제품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스타는 한국에서 판매할 폴스타4에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현지 생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차량을 중국 항저우만에 위치한 길리 공장에서 양산 중이다.
폴스타 코리아는 그간 축적해온 안전 관련 데이터와 상품 개선점을 근거로 차량 안전성을 적극 설득하고 있다. 폴스타는 앞서 CATL를 비롯한 복수 제조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폴스타2를 2년여간 세계 16만대 가량 판매했지만 화재가 일절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폴스타4에 탑재된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는 과거 화재 이슈가 있던 811(NCM 비율) 제품 아닌, 안전성 강화에 초점 맞춰진 523 제품이다.
폴스타 코리아는 앞서 출시한 폴스타2로 중국산 모델의 안전성을 입증한 점도 강조하고 있다. 2022년 1월 국내 출시한 폴스타2는 중국 공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해 완성됐다. 상품성을 인정받아 같은 해 7월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폴스타 코리아는 폴스타4 배터리의 제조사, 기술력 등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 폴스타2 흥행 성과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폴스타4가 내년 하반기 르노 부산공장에서 양산, 출고되는 점도 중국산 모델의 마케팅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길리는 2대주주로서 투자한 르노와 합작해 르노코리아자동차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 유럽 등 권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한국에서 만든 차량이 세제혜택이나 제재 리스크 등 측면에서 중국산 차량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폴스타는 내년 하반기 국산 폴스타4를 출시해 중국산 모델을 대체할 예정이다. 중국산 모델이 한정 판매되는 셈이다. 또한 한국산 폴스타4 가격은 원자재값, 인건비 등 비용이 훨씬 낮게 반영된 중국산 모델보다 인상될 전망이다.
폴스타 코리아는 ‘희소 가치’를 지닌 중국산 폴스타4의 가격 경쟁력을 어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산 폴스타4의 판매 전략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스타 코리아는 이밖에 안정적인 고객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볼보코리아자동차와 협력해 볼보 서비스센터를 인프라로 활용할 계획이다.
폴스타 코리아 관계자는 “폴스타는 위탁 생산을 실시하는 등 자산 경량화로 사업비용을 덜고 소비자 부담을 경감하는 전략을 고수해왔다”며 “신차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하고 안전성, 성능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이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