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기시다 ‘고별회담’ 협력 지속 공감···‘사도광산’ 언급은 없어

두 정상, 열두 번째 만남···양국 공조 강화 논의 기시다 “과거 힘들고 슬픈 경험한 한국인에 가슴 아파” 입장

2024-09-07     주재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소인수 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6일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거둔 성과와 미래 관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양국은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를 체결하고, 출입국 간소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도 했다. 관심을 모았던 과거사 문제에서 ‘사도광산’ 논란 등 주요 현안은 회담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일 대통령실에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청와대 본관으로 자리를 옮겨 2시간가량 부부 동반 만찬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제3국에서 위기 상황이 생기면 양국이 자국민 철수를 위해 지원·협력하기로 했고,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도 추진키로 하는 등 양국 관계의 협력과 발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더 밝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이 지속될 수 있도록 양측 모두가 전향적인 자세로 함께 노력해 나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와 함께 일궈온 성과들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었다”며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협의체들이 모두 복원됐고, 활발한 소통과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 역시 “지난해 3월 윤 대통령의 큰 결단 이후 많은 분야에서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이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크게 도약한 양국 관계의 과실을 양국 국민이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관심이 모였던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관련 언급은 없었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저 자신은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단히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8년 한일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은 역대 일본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있다”면서 양측 모두 전향적 자세를 기대한다고만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시다 총리가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에 대해 언급했는지 질문을 받자 “얘기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사도광산 등재는 치열한 협의와 합의를 통해 (올해) 7월에 일단락이 됐기 때문에 정상 간에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27일 치러질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기로 해 총재 선거 뒤에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난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열두 번째 회담을 가졌으며, 이번이 고별 회담이 됐다.

양 정상은 45분간의 소인수회담에 이어 확대회담까지 총 1시간40분에 동안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