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훈풍 탄 파운드리···TSMC “공장 확대” vs 삼성 “안정화”
TSMC, 유럽 생산라인 착공···2027년 가동 예정 삼성전자, GAA 3나노 2세대 공정 활용 범위 확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파운드리 시장이 인공지능(AI) 서버를 중심으로 회복세로 접어든 가운데 이 시장 1위 TSMC가 올해 매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2위 삼성전자에도 훈풍이 분다.
TSMC는 고부가 시장인 AI, 고성능컴퓨팅(HPC), 자동차 등을 공략하며 신규 공장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인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 확보에 집중한단 방침이다.
26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올해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기존 전년대비 20% 초중반대에서 20% 중반대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2분기 AI 가속기 수요 확대로 최선단 공정에 해당하는 3나노 매출 비중이 크게 오르면서 전체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회사의 2분기 기준 3나노 매출 비중은 전분기(9%) 대비 6%p 오른 15%에 달했다.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포함한 HPC 영역이 전체 매출의 5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TSMC는 내년 후반 또는 2026년 초까지 AI 가속기 수요와 공급 균형이 빠듯하게 유지되면서 3나노 및 4~5나노 등 선단 공정이 당분간 높은 가격대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2.5D 패키징 기술인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최소 두배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TSMC는 AI·HPC에 이어 자동차 시장 공략을 강화하며 최근 독일 드레스덴에 신규 생산라인을 착공했다. 유럽에 짓는 첫 공장으로, AI 반도체 외에도 차량용 반도체와 산업용 웨이퍼를 주력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해당 신규 공장은 앞서 TSMC가 유럽 주요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 보쉬, NXP 등과 설립한 합작 법인 ‘ESMC’가 추진한 프로젝트다. TSMC는 ESMC에 총 100억 유로(14조8410억원)를 투자한다.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생산능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4만장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먼저 도입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의 수율 안정화에 집중했다. 현재 성숙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의 3나노 1세대 수율을 현재 60~70% 수준으로 추정한다.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얼마나 빨리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할지가 향후 추격의 관건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신형 갤러시워치 두 개 모델에 GAA 3나노 2세대 공정을 적용해 자웨어러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W1000’을 탑재했다.
해당 공정을 적용한 첫 응용처로, 스마트폰이 아닌 웨어러블 기기를 선택한 것이다. 웨어러블에서 먼저 AP 안정성을 검토한 뒤 향후 응용처를 확대한단 계획이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담당(상무)은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GAA 3나노 공정을) 모바일, 오토모티브, 컨슈머 등 응용처 확대를 위한 RF, eMRAM 설계 인프라를 개발할 예정이며, 이를 기반으로 2세대 공정은 웨어러블을 시작해 하반기 모바일 제품도 본격 양산할 계획”이고 말했다.
또 “3나노 GAA를 바탕으로 2025년 2나노 공정을 양산 예정이며 추가 PPA(전력·성능·면적)를 개선한 2나노 공정을 26년까지 준비하겠다. 또, AI HPC용 백사이드 공정도 2027년까지 준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올 하반기 파운드리 매출이 AI·HPC 시장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나노 2세대 양산도 본격화하면서 연간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2028년까지 작년 대비 고객사 수를 4배, 매출은 9배 이상 확대한단 목표를 설정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이 현재 AI와 HPC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나오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기존 고객사와 함께 신규 고객사 확보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전분기와 같은 62%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으며, 삼성전자도 전분기에 이어 13% 점유율을 확보하며 2위에 머물렀다.
TSMC는 전년동기대비 4%p, 삼성전자는 1%p 각각 올랐다. 양사 간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동기 46%p에서 49%p로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