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점검 필요···기준금리 인하 시기 검토할 것”

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3.5% 유지···13회 연속 동결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 지속”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상황 점검 필요”

2024-08-22     김희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단행했다. 물가상승률은 4개월 연속 2%대로 안정화되는 추세지만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리를 동결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2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및 글로벌 위험회피심리 변화가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월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지난 7월까지 기준금리는 12차례 연속 동결된 바 있다. 이번 8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3차례 연속, 1년 반 이상의 장기간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인 1년 5개월 21일(연 1.25%, 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금통위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수도권 중심의 집값 급등, 가계부채 증가세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외환시장의 경계감도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효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 흐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졌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지속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및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 및 주요국 정치 상황의 변화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내경제에 대해서는 수출 호조가 이어졌지만 소비가 예상보다 더디게 회복되면서 부문 간 차별화는 지속됐다고 진단했다. 고용은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금통위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도 점차 회복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물가는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7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으로 2.6% 높아졌으나 근원물가 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2% 수준을 유지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후반으로 낮아졌다.

금통위는 “앞으로도 국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농산물가격의 기저효과, 낮은 수요 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이며 금년 연간 상승률은 지난 5월 전망치(2.6%)를 소폭 하회하는 2.5%로, 내년은 지난 전망에 부합하는 2.1%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