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회 연속 기준금리 3.5% 동결···집값·가계부채 급등에 ‘관망’
작년 2월 이후 13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역대 최장 기록 물가상승률 안정세지만···집값·가계부채 불안에 금리 동결 지속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금리 동결 결정이 13차례 연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물가와 환율이 안정세에 들고 내수 부진에 금리를 낮춰야 할 유인이 높아졌지만 뛰는 집값과 가계대출을 고려해 금리를 유지한 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2월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지난 7월까지 기준금리는 12차례 연속 동결된 바 있다. 이번 8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13차례 연속, 1년 반 이상의 장기간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인 1년 5개월 21일(연 1.25%, 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13회 연속 금리 동결의 배경에는 수도권 중심의 집값 급등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자리 잡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금리 동결 결정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준비할 상황”이라고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당장 기준금리를 낮추기에는 부동산과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매매가격지수는 6월보다 0.76% 올랐다. 2019년 12월(0.86%) 이후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이어지고 있으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7월 이후 은행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려왔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도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4일 기준 719조9178억원으로 이달 들어 보름도 채 지나지 않아 4조1795억원 더 증가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 수준인 2%에 수렴하고 있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라 한국은행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