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성 밀스원 대표 “고객 ‘최고의 순간’ 위해 달린다”
단순 가정간편식 아닌 ‘맞춤형 가정영양식’으로 승부 ‘브릴리언트 루페’ 출시‧‘카필라노’ 꿀 수입 등 사업 다양화 “‘고객 건강’ 최우선 경영 가치,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길”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각종 기술의 발전으로 경계가 희미해진 세상이다. 사람들은 전 세계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고, 어느 곳이든 자신의 주무대를 만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다. 서로 다른 환경과 조건의 사람들과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게 됐고, 기회도, 위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업의 가치와 정체성은 더욱 중시되는 분위기다.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이미지나 지향점이 기업의 장기적인 미래를 결정하고,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밀스원(Meal’s One)’ 본사에서 만난 배호성 대표는 위기일수록 기업의 ‘가치’와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스원’은 지난 2020년 밀키트(Meal Kit, 조리 직전 단계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사업을 시작한 이후 약 5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이른바 ‘코로나 시대’와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밀키트 분야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식물성 음료‧단백질 식품 등 차별화된 제품들을 출시하며 시장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밀키트 기업들과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대기업들이 밀키트 사업에 진출하며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브릴리언트 루페(Brilliant Roope)’ 브랜드 출시, ‘카필라노(Capilano)’ 마누카꿀 수입 등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사업 확대 전략에는 ‘건강’이라는 ‘밀스원’의 경영 가치가 중심에 있다.
배 대표는 “근본적으로 고객들이 우리의 제품을 통해 건강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생각하는 ‘건강’의 개념을 ‘먹는 것’에서 ‘즐기는 것’, ‘행동하는 모든 것’으로 확대해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브릴리언트 루페’의 슬로건은 ‘브릴리언트 모멘트(Brilliant Moment)’다.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라며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순간의 행복, 건강, 기쁨, 감정적인 편안함 등과 소비 측면에서도 고객들이 ‘옳은 소비’, ‘건강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카필라노’ 마누카꿀 수입 사업에 대해서도 그는 “사업의 본질은 우리가 가진 정체성과 가치를 제품으로 풀어내는 것”이라며 “고객과 기업이 대화할 수 있는 창구는 ‘상품’밖에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와 정체성을 잘 담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는 배 대표와의 일문일답.
Q. 밀스원은 어떤 회사인가
A. 밀스원의 시작점은 “가정 ‘건강식’을 만들자”였다. 창업 당시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가정 ‘간편식’ 밀키트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었지만, 품질면에서 그리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낮은 가격, 편리성 등에만 초점을 맞춰왔던 탓이다.
이에 밀스원은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다이어트 도시락, 식물성 음료‧단백질 식품, 대체육 등을 개발‧생산하며 차별화했다. 근본적으로 고객들이 우리의 제품을 통해 건강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 2022년 프라이빗 PT 전문 스튜디오인 ‘피트니스(Fitness) 2.0’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챌린지’ 도전자들에게 식단 등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을 약 1년 동안 지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다.
제품 출시 이후 시장에서 나름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이후 자신감을 얻고 다양한 제품들을 추가적으로 개발‧생산하는 동력이 됐다.
최근에 진행 중인 ‘브릴리언트 루페’ 브랜드 출시와 ‘카필라노’ 마누카꿀 수입 등 사업 확대 전략들에서도 고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밀스원의 경영 가치는 이어지고 있다.
Q. 사업을 진행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중소기업이 자체브랜드로 독특한 식품을 개발‧생산해 시장에서 유지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별도의 연구소 등이 부재하다 보니 제품 개발에 어느 정도 한계도 있었고, 식품 안전 보증, 유통 등 측면에서 불리한 부분들이 존재했다.
또 밀키트의 경우 레시피 일부를 변경해 새로운 제품으로 출시‧판매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거래처가 생산 공장과 직접 계약을 하며 매출이 감소하는 경우를 겪기도 했다.
이처럼 어려움이 많았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회사가 성장한 만큼 직원들도 많아졌고, 그만큼 늘어난 직원들의 가정들을 지켜야 할 책임이 커졌기 때문이다.
밀키트 사업은 지속하되, 사업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도 이 시기다.
아울러 올바른 방향성을 유지하고, 좋은 제품을 제공하면 고객은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 고객에게 좋은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도 기업과 사회 구성원으로써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했다.
이에 캠핑‧레저 분야에 눈을 돌렸다. 전문 스포츠 레저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건강’의 개념을 ‘먹는 것’에서 ‘즐기는 것’, ‘행동하는 모든 것’으로 확대해보기로 한 것이다.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 자체브랜드 ‘브릴리언트 루페’를 출시했고, 올해 초에는 ‘카필라노’ 마누카꿀을 수입하는 등 사업 다양화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는 중이다.
Q. ‘브릴리언트 루페’의 전략은 무엇인가
A. 역시 고객의 건강이다. 일례로 ‘브릴리언트 루페’에서 개발‧생산 중인 판초 우의는 PFC(과불화화학물)-Free DWR(내구성 발수)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발수제인 PFC는 관련 연구들에서 발암물질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현재 법적인 제재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럽 일부 국가와 일본 등에서만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대부분의 기업들이 PFC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이다.
PFC 관련 내용을 제품 개발 중에 알게 됐고, 이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PFC-Free DWR 기법을 제품에 활용하게 됐다.
‘브릴리언트 루페’의 슬로건은 ‘브릴리언트 모멘트(Brilliant Moment)’다. ‘최고의 순간’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순간의 행복, 건강, 기쁨, 감정적인 편안함 등과 소비 측면에서도 고객들이 ‘옳은 소비’, ‘건강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런 의지는 곧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도 생각했다.
Q. ‘지속가능한 경영’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A. 아직 규모가 작기 때문에 ESG 경영 등을 체계적으로 추구하거나 행동할 수는 없어도 기본적인 가치와 방향성은 그쪽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다수의 기업들이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객에게 물질적인 것을 넘어선 ‘무언가’를 제공하려는 마음인 듯하다.
이는 IT기술 등의 발전으로 창업이나 사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일 수도 있는 것 같다. 단순한 실적보다는 ‘선한 영향력’ 등 숫자가 아닌 기업의 이미지나 가치가 경쟁력이고, 성공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Q. ‘카필라노’ 마누카꿀을 수입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과거에는 사업 아이템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다. 정체성이 부재한 기업으로 치부됐던 것이다.
하지만 세상이 바뀐 현재 시점에서 사업의 본질은 우리가 가진 정체성과 가치를 제품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카필라노’ 마누카꿀을 사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선택한 것은 ‘건강’이라는 가치와 ‘빛나는 순간’이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는 최적의 아이템으로 본 것이다.
앞서 ‘카필라노’는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던 브랜드였다. 호주에서 굉장히 훌륭한 자국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고, 특히 엄격한 품질 관리로 유명하다.
사실 국내 꿀 시장에서 굉장히 비싼 가격에 유통되는 꿀의 경우에도 검증이 제대로 되는 사례가 많지 않고, 기준도 미비한 수준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깐깐하게 검증된 좋은 꿀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은 사업적으로 매력적인 지점이었다.
고객과 기업이 대화할 수 있는 창구는 ‘상품’밖에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와 정체성을 잘 담은 제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최근 ‘알리’, ‘테무’ 등 외국계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입이 식품‧유통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나
A. 긍정적인 부분은 국내 ‘기득권 유통회사’들이 긴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부 플랫폼들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는 것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알리’, ‘테무’ 등의 국내 시장 진출로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는 말이 돌고 있다. ‘공기가 좀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다.
공산품의 경우 중국의 가격 경쟁력, 아이템 개수, 생산 능력 등은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다만, 사업과 관련한 중국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품질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온다. 향후 플랫폼들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까지 제고될지 여부가 관건인 것 같다.
식품 사업과 관련해서는 중국에서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1차 식품 중 굉장히 우수한 식품들이 많다.
하지만 국내에 넘어오는 식품들이 ‘저가’라는 목표에 맞추다 보니 품질이 떨어져 왔던 것이다.
지금까지 밀스원은 좋은 품질의 식품과 제품을 개발‧생산해왔다는 점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희망사항일 뿐이고 원칙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나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