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유·무인 복합 전쟁 시대 준비 만전···육해공 무인 무기체계 개발 박차

한화 아리온스멧·현대로템 HR-셰르파, 다목적 무인 차량 시장서 격돌 KAI, KF-21 보라매를 무인 전투기로 진화 목표 LIG넥스원, 美 팔라티어와 손잡고 무인 수상정 시스템 고도화

2024-08-14     유호승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 사진=한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와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방산업계가 유인 무기체계인 자주포와 전투기 등에 이어 무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장기화를 기점으로 국제 전쟁 양상이 유·무인 복합 시대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 역시 무인기(드론) 등을 활용해 상대방의 주요 거점을 공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냉각탑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이 곳은 유럽 최대의 원자력 발전소로 우크라이나 소유 시설이었지만, 현재는 러시아가 점령해 통제 중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불이 났다고 밝히며, 드론으로 보복에 나섰다.

러시아는 이달 10일 공격용 드론 57대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근교 브로바리 지역으로 보내 공습에 나선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53대를 격추했지만 민간인 2명이 숨지는 등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두 국가의 전쟁에서 드론 등의 무인 무기체계가 여러 방면에서 다용도로 활용되면서 세계 각국에서도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에서 육해공을 넘나드는 다양한 무인 무기체계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는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에 맞춰 각 기업 특성에 맞는 무인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소형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으로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에 진출했다. 이 무기체계는 병사 대신 물자와 탄약수송, 부상병 후송, 수색·정찰, 근접전투 등이 가능하다. 전장에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셈이다.

한국항공우주(KAI)의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 사진=KAI

KAI는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를 더욱 진화시켜 미래 전쟁에 어울리는 유·무인 복합체계 공중전투 모델을 개발 중이다. 차세대 공중 전투체계(NACS) 계획에 따라 KF-21에 유·무인 복합 데이터 링크를 적용한 후, 최종적으로는 무인 전투기로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KAI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육군에서 운용 중인 송골매(RQ-101) 군단급 무인기 개발과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며 “이 경험치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무인기 개발 기술을 확보해 미래 전쟁 시대를 빠르게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LIG넥스원은 미국의 팔란티어와 손잡고 정찰용 무인 수상정과 인공지능(AI)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LIG넥스원의 무인 수상정 ‘해검’은 무인 잠수정과 동시에 운용이 가능하며 전방에 12.7mm 기관총과 2.75인치 유도로켓 발사대가 장착된 점이 특징이다. 자동 진수 및 회수도 가능하다.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로 한화의 아리온스멧과 경쟁 중이다. HR-셰르파는 감시와 정찰, 전투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원격주행 기능을 비롯해 차량 앞에 있는 병사의 이동경로는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 등도 가능하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최근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2년 만에 개발한 대테러 작전용 다족보행로봇의 시제품을 방위사청업을 통해 육군에 납품하기도 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인구부족으로 세계 각국에서 병력부족을 호소하고 있어 무인 전쟁 시대는 예상보다 한층 빠른 속도로 찾아올 것”이라며 “꾸준한 투자와 연구개발로 다가올 무인 전투 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