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장벽 탓 소형 하이브리드차 수요 ‘뚝’

저가형 전기차 출시후 비교군으로 관심

2024-08-05     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 기아의 준중형 이하 하이브리드 모델. 왼쪽부터 코나 하이브리드, 니로 하이브리드, 아반떼 하이브리드. / 사진=각 사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하이브리드차가 최근 전기차 일시적 수요 둔화 흐름(캐즘) 속에 주목받지만 이중 소형 모델은 가격 장벽 때문에 판매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하이브리드 글로벌 판매 비중은 지난 상반기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현대차∙기아 상반기 하이브리드차 판매 추이. / 자료=각 사

해당 기간 양사가 글로벌 판매한 하이브리드차 대수는 현대차 22만155대, 기아 18만8644대 등 40만8799대로 집계됐다. 전체 판매량 361만9631대 중 11.3% 비율을 보였다.

투싼 하이브리드 8만5000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6만7600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4만5300대, 싼타페 4만5100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실적이 두드러졌다.

양사의 올해 하이브리드차 내수 판매량도 증가세를 이었다. 지난 1~7월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대수는 8만373대로 전년 동기(7만4464대) 대비 7.9% 증가했고, 기아는 같은 기간 8만895대에서 32.7%나 증가한 10만737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싼타페(3만1068대), 투싼(1만3141대) 등 SUV 모델의 인기 덕분에 실적이 늘었고 기아도 신규 출시한 카니발 하이브리드(2만6131대)가 호응을 얻었다.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차 모델별 판매실적. / 자료=각 사

반면 양사 준중형 이하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코나 하이브리드 3888대, 니로 하이브리드 8527대, 아반떼 314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산공장 전기차 공정 신축 공사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든 그랜저 하이브리드(2만597대)나, 이달 부분변경모델 출시를 앞둔 기아 K8 하이브리드(6705대)를 제외한 준중형급 이상 하이브리드차 대부분이 판매 증가를 보인 것과 대조된다.

소형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감소 원인으로 고물가 기조 속 가격 부담이 꼽힌다. 소형 하이브리드차보다  비슷한 가격대의  준중형 순수 내연기관차 선호 현상이 뚜렸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주로 큰 차를 선호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가령 코나 하이브리드의 최저 출시가는 2959만원으로, 투싼 최저가 2771만원보다 높다. 니로 하이브리드(2856만원)도 스포티지(2537만원)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내연기관 차의 높은 연료효율도 선호도를 높였다.

아반떼 가솔린 1.6 모델의 연료 효율은 리터당 15.4㎞로, 더 작고 가벼운 경형 SUV 캐스퍼(14.3㎞/ℓ)보다 높다. 아반떼 1.6 모델 최저가(1944만원)는 캐스퍼 최상위 트림 가격(1960만원)과 34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21.2㎞/ℓ의 고연비에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같은 고급 사양도 갖췄지만, 540만원이나 비싼 가격(2485만원)에 손사래 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의 연비가 순수 내연기관차에 비해 좋지만 가격이 훨씬 비싸다”며 “일반 가솔린 모델의 연비도 좋아져 굳이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소형 SUV 코나(왼쪽)와 준중형 SUV 투싼. /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