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상품 풍향계] 대세된 ETF 시장 속 업계 최초 경쟁도 치열

S&P500 동일가중, 대만테크주 월배당 ETF 첫 선 인도 핵심 성장 업종 투자 펀드, 해외채권 서비스도 출시

2024-07-27     송준영 기자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이번 주(7월 22~26일) 투자상품 시장에서는 ‘업계 최초’를 내건 ETF(상장지수펀드)가 다수 나와 주목됐다. 미국 S&P500 동일가중 ETF와 대만 테크주 배당 ETF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밖에 인도 핵심 성장 업종에 투자하는 펀드와 해외 채권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서비스도 나왔다.

◇ 아시아 최초 S&P500 동일가중 ETF 선보여

ETF 시장이 투자자들의 보편적인 투자 방법이 된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차별화와 경쟁력을 드러내기 위해 업계 최초 상품도 다수 내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주 ‘TIGER 미국 S&P500동일가중’ ETF를 출시했다. 이 ETF는 미국 S&P500 지수 구성 종목에 동일 가중(각 0.2%)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S&P500 동일가중 투자 ETF는 미국과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는 상장돼 있지만 아시아 국가에 상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이 ETF를 통해 미국 대표 종목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S&P500 지수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구글 등 대형 기술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7’(M7)의 쏠림 현상 심화로 조정 우려가 커진 상황인데 이를 통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ETF는 연 4회 리밸런싱을 통해 상승한 종목의 비중은 줄이고(차익실현), 하락한 종목은 비중을 높이는(저가매수) 전략으로 장기 성과를 추구한다. 또 중소형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다가올 금리 인하 사이클에 효과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1990년 이후 S&P500 동일가중 ETF는 S&P500지수 대비 508%포인트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며 “특히 쏠림 현상이 완화될 때 성과가 좋게 나타났는데, 시총 상위주 비중이 197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집중된 현재 상황에 더 빛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 국내 첫 대만 테크주 투자 월배당 ETF 상장

삼성자산운용은 대만 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월분배형 ‘KODEX 대만테크고배당다우존스’ ETF를 상장시켰다. 이 ETF는 성장성이 높은 세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면서 월분배 수익도 동시에 추구하는 국내에서 유일한 대만 집중 투자 상품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ETF는 글로벌 AI(인공지능)칩 밸류체인에서 성장하고 있는 대만 테크 기업 중에서 배당성장 회사를 선별하는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의 방법론을 적용했다. SCHD는 미국의 대표적인 배당성장형 ETF다.

특히 글로벌 AI 열풍 등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세계반도체 산업의 주요 핵심 대만 테크 기업에 투자해 100% 시세 차익을 추구하면서도 해당 기업의 배당금으로만 연 5~7% 수준의 월분배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가현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대만 가권증시의 높은 성장은 고배당을 지급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만 테크 기업들의 뛰어난 성과에 기인한다”며 “KODEX 대만테크고배당다우존스 ETF는 대만 증시의 고배당 정책과 주요 대만 테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활용한 상품인 만큼 성장성과 함께 높은 월분배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 인도 핵심 성장 테마에 투자하는 펀드도 나와

KB자산운용은 ‘KB 인도 성장 셀렉션 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인도 핵심 성장 테마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장기적으로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고 중단기적으로 기업 이익 성장을 동반하는 이커머스 및 유통혁신, 재량소비, 핀테크, 인프라, 첨단제조 등 5가지 핵심 성장 테마를 선별해 투자한다.

이 펀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각각 50% 수준의 비중으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대형주는 인프라, 첨단제조 등 대규모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중소형주는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고성장하는 이커머스 및 유통혁신, 재량소비, 핀테크 기업 중심으로 담는다.

대표 편입종목은 지난 23일 기준 조마토(4.20%), 바르티 에어텔(4.12%), PB 핀테크(3.72%), ICICI 뱅크(3.07%), 바라트 일렉트로닉스(2.96%) 등이다. 산업 분류별 비중은 금융(19.72%), 임의소비재(17.47%), 산업재(17.27%), IT(8.82%), 부동산(4.62%) 순이다.

이석희 KB자산운용 연금WM본부 상무는 “최근 이머징 시장의 주도국이 점차 중국에서 인도로 바뀌는 변화가 관찰된다”며 “KB 인도 성장 셀렉션 펀드를 통해 인도의 성장에 맞춰 효율적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KB 인도 성장 셀렉션 펀드는 환헤지형(H)과 환노출형(UH)으로 구분돼 있다. 지난 25일부터 KB국민은행에서 환노출형(UH)형을, KB증권에서 환헤지형(H)과 환노출형(UH)의 판매를 시작했다.

◇ 손쉽게 해외채권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 출시

토스증권이 해외채권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것처럼 손쉽게 20~30개의 미국 국채와 회사채를 거래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소 투자금액은 액면가 기준 1000달러다.

짧게는 2개월, 길게는 25개월 만기의 미국 국채를 비롯해 애플, 구글,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과 같이 주식 투자자에게 익숙한 우량 미국 회사채에도 투자할 수 있다. 또 채권 만기 수익 계산기를 이용하면 만기 예상 금액을 세전과 세후로 나눠 확인할 수 있다.

투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오전 5시부터 7시까지(서머타임 적용 기준)를 제외한 22시간 내내 주문이 가능하다. 미국 채권 거래 정규장 시간인 서머타임 기준 밤 10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는 실시간 주문이 가능하다. 그 외 시간은 예약 주문 방식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주식에 비해 낯설고 어렵게 느낄 수 있는 해외채권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고객들이 균형 있는 투자를 이어갈 수 있도록 혁신적인 투자상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