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둔화 통신3사, ‘AI B2B 서비스’에 사활

5G 가입자수 감소에 정부 규제 영향으로 성장 ‘빨간불’ AI 사업 확대 방점 둔 조직개편도 단행

2024-07-23     김용수 기자
(왼쪽부터)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 사진 = 각사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본업인 유무선 통신 사업 성장 둔화 우려에 인공지능(AI) 기반 신사업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AI 기반 기업간거래(B2B) 사업 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통신3사는 AI 기업 전환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도 연이어 단행했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익시 챗봇’, ‘익시 스튜디오’, ‘익시젠’, ‘익시 음성검색’, ‘익시 프로덕션’ 등 2022년 출시한 자체 AI 서비스 브랜드 ‘익시’ 관련 상표를 연이어 출원했다.

이 중 익시젠은 LG AI 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인 '엑사원'을 기반으로 LG유플러스의 통신, 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소형언어모델(sLLM)로, 최근 회사는 익시젠을 활용한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는 지난 2일 익시젠을 출시하고 이를 지속 고도화해 네트워크(NW) 업무 에이전트, 챗 에이전트, 모바일 매장 어드바이저 등을 포함해 연내 약 8개 AI 서비스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익시젠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AI 기반 B2B 사업에서 4년 내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단 방침이다.

회사가 AI 서비스를 기반으로 B2B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는 것은 통신 시장의 성장 둔화로 수익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 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통신3사 모두 유무선 매출 성장률이 1%대에 머물러 있다. 5G 가입자 수 역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번호이동 지원금(전환지원금) 신설, 저가 요금제 출시 등도 수익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

통신3사는 AI 사업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말 AI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4대 사업부를 조직. AI 사업은 AI 개인비서 ‘에이닷’ 등 서비스를 전담하는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 제휴 및 투자를 담당하는 ‘글로벌·AI테크사업부’가 이끈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와의 긴밀한 협력을 위해 ‘T-B 커스터머사업부’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를 마련해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유무선 통신, 미디어 등 주요 서비스에 AI 도입을 서두르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AICT(인공지능+정보통신)’ 기업 전환이란 경영 목표를 앞세운 KT는 지난해말 기존 IT 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한 기술혁신 부문을 신설하고, AI 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AI2X랩과 AI 테크랩을 신설했다. 이후 AI 테크랩장으로 SK텔레콤, 현대카드 출신의 윤경아 상무를 영입하고, AI2X랩 AI코어기술담당에 엔씨소프트 AI테크센터장을 지낸 신동훈 상무도 영입했다.

LG유플러스는 AI·데이터 사업 강화 차원에서 황규별 전무가 이끄는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조직을 이상엽 전무가 수장으로 있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조직 산하로 종합하는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와 달리 통신3사 모두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5G 기반 통신서비스의 매출 비중이 높지만, 가입자 감소 및 정부 규제 등으로 수익성이 줄곧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통신3사가 AI를 기존 사업 전반에 적용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