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 빚투 청약 시프트업 상장 D-1···지수편입 이벤트 가능할까

상장 후 실질 유통물량 13.6% 수준···품절주 효과에 오버슈팅 가능성 주가 급등시 코스피200·MSCI 지수편입 전망에 수급확대 기대도

2024-07-10     이승용 기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모바일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이어 플레이스테이션용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연이어 흥행시킨 시프트업이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하루 앞두고 있다.

시프트업은 유통물량 비중이 10%대에 불과하다. ‘품절주’ 효과로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시프트업은 주가 상승 폭에 따라 코스피200지수나 MSCI 지수 등에 편입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 ‘마통 1.8조’ 땡긴 시프트업···품절주 효과에 ‘베팅’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시프트업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공모가 6만원 기준 상장일 주가 범위는 공모가의 60~400%인 3만6000~24만원이다.

앞서 시프트업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26대 1을 기록했지만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4만7000~6만원)를 초과하지 않은 6만원으로 결졍했다. 지난 2~3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에서는 18조5500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리며 341.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프트업 공모청약은 수요일인 이달 3일 마감하고 금요일인 5일 증거금이 환불되기에 공모주 투자자들은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을 대거 활용하는 ‘영끌’로 청약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은행권 가계대출이 약 1조4000억원 증가했는데 이달 5일 시프트업 청약증거금 환불일에 상환된 금액만 1조8000억원에 달했다.

시프트업 공모주 투자자들은 시프트업의 상장 후 유통물량 비중이 10%대에 불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이번 상장에서 725만주를 전량 신주 발행하고 상장예정주식수는 5802만5720주다. 이 가운데 상장 후 즉시 매도가능한 기존주주 물량 및 기관, 공모 청약자들의 공모주식 등 유통가능물량은 총 1045만4535주로 전체 상장예정주식수의 18.02%에 불과하다.

통상 유통물량비중이 10%대면 품절주라고 평가받고 상장 후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5월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유통물량비중이 16%였고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6.52% 오른 주가로 장을 마감했다.

시프트업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이 일정기간 물량을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확약을 대거 내걸면서 시프트업의 실질적 유통가능물량은 더욱 줄어들었다.

공모주식 725만주 가운데 기관을 대상으로 543만7500주가 배정됐는데 의무보유확약 배정물량이 254만7535주로 46.85%에 달했다.

반면 상장 직후 매도 가능한 미확약물량은 288만9965주(53.15%)가 배정됐다. 상장 직후 매도가능한 기존주주 물령과 기관 배정 미확약물량, 공모청약에 참여한 일반투자자 물량을 더하면 상장 후 실질 매도가능주식비중은 790만7000주로 전체 상장예정주식수의 13.62%에 불과하다.

공모가 기준 시프트업의 시가총액은 3조4815억원이다. 크래프톤(13조5527억원), 넷마블(5조25억원), 엔씨소프트(4조2108억원)에 이은 게임주 4위에 해당한다. 상장 후 시프트업 주가가 급등할 경우 넷마블이나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2위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모 규모가 전체 주식의 12.5%로 크지 않은 만큼 상장했을 때 밸류에이션 오버슈팅 가능성이 크다“며 ”상장한 이후 주가 변동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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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200·MSCI 지수편입 가시권?

시프트업 상장 후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각종 패시브 지수편입을 기대한 사전매수세다. 시프트업은 시가총액이 작지 않기에 향후 주가에 따라 코스피200과 MSCI 지수 등 대형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200지수에 들려면 매년 6월과 12월에 진행되는 정기편입과 상장 후 편입되는 특례편입이 있다. 신규상장 후 상장일로부터 15거래일 일평균 시가총액이 50위 이내에 든다면 가장 가까운 선물 만기일에 특례 편입된다. 이날 종가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51위는 삼성중공업으로 8조6592억원이다.

지난해 11월 17일 상장한 에코프로머티의 경우 예상을 깨고 코스피 200지수에 특례 편입한 사례다. 에코프로머티는 상장 이후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연일 급등했고 결국 지난해 12월 15일 선물옵션 만기일에 코스피200 지수에 특례 편입됐다.

반면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코스피 200지수에 특례 편입 기대를 받고 상장 후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특례편입 기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주가가 다시 조정을 보였다.

또 다른 지수인 MSCI 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서 만든 주가지수다. 매년 2, 5, 8, 11월 등 1년간 4번에 걸쳐 리뷰를 통해 지수에 편입되거나 편출될 종목을 결정한다. MSCI지수는 정기 변경 직전월의 마지막 10영업일 중 하루를 골라 편출입 종목을 결정한다.

MSCI 지수편출입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은 시가총액과 유동비율이다. 유동비율은 전략적 주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의 비중을 뜻한다. 시가총액이 크더라도 전체 주식 가운데 유동비율이 낮으면 편입이 불발된다.

MSCI 지수는 개인, 투자펀드, 뮤추얼펀드, 단위 신탁, 증권 브로커, 연기금, 보험사, 사회보장기금 등을 유동비율로 분류하고 정부(국민연금 제외), 기업(자사주 포함), 은행, 대표이사 및 이사회, 종업원, 사모펀드 & 벤처캐피탈, 보호예수기간 기관 보유주식 등을 비유동물량으로 분류하고 있다.

MSCI 분기 리뷰의 경우 시가총액이 5조원을 넘어서야 편입이 될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시프트업의 경우 상장 후 최대주주가 김형태 대표로 42.74%를 가지고 있고 2대주주인 텐센트의 지분율 역시 35.03%에 달해 유동비율이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