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CSO 전환과 CMO 활성화로 실적 개선 가능할까
1Q 영업익 47억원, 전년比 136.44%↑···현재로선 체제 전환이 수익성에 긍정 여파 작년 하반기 의원 영업 CSO 체제로 변경···직원 급여 등 판관비 급감, 판관비율 6.3%p↓ CMO도 ‘연질캡슐’ 이어 ‘펙소지엔정’ 주력···40곳 이상 제약사와 계약, 작년 매출 30% 점유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지난해 경영실적이 부진했던 유유제약이 CSO(영업대행사) 체제 전환과 CMO(수탁생산) 활성화로 실적 개선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기존 영업체제를 CSO로 전환할 경우 일정 기간을 거쳐 수익성 등 실적 호전이 적지 않다. CSO 체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퇴사한 직원 퇴직금과 CSO에 지급하는 수수료 부담이 일시적으로 작용하며 심할 경우 3년 정도 체제 전환 후유증이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반면 비교적 이른 시간 내 새로운 영업체제에 적응하며 수익성 등 실적 개선을 달성하는 제약사도 있다. 이같은 경우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등 고정비용 감소 가 효과를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유제약은 업계가 주목할 수 있는 사례로 판단된다. CSO업계 관계자 A씨는 “유유제약은 전체가 아닌 의원 영업만 CSO로 전환하면서 일종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놓은 경우”라며 “후유증 최소화와 빠른 실적 개선을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유유제약은 70여명이 근무했던 의원사업부를 폐지하고 의원 거래처와 영업을 CSO에 위탁하는 작업을 지난해 하반기 시행했다. 완료 시점은 지난해 12월이다.
현재로선 이같은 유유제약 정책은 일부 긍정적 상황이다. 객관적 근거는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 47억원 수치다. 전년대비 136.44% 성장한 실적이다. 유유제약 관계자 B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의원 영업을 CSO 체제로 전환한 것과 상품 매출을 줄이고 제품 매출을 늘린 것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체제 전환 여파는 2분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실적에 여파를 줄 것”으로 전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CSO 체제 전환에 따라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급감이 눈에 띈다. 일단 유유제약 직원이 감소했다. 회사 직원 숫자는 2022년 말 364명에서 지난해 말 259명으로 줄었다. 이에 지난해 1분기 직원 급여가 33억원에서 올해 23억원으로 급감했다. 유유제약은 직원 퇴직금 지급은 지난해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급여가 포함된 판관비도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118억원에서 올들어 94억원으로 28억원 줄었다. 판관비율은 지난해 34.5%에서 올해 28.2%로 6.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영업체제 전환에 따라 유유제약이 CSO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11억원 규모였던 지급수수료는 올해 29억원으로 18억원 늘었다. 유유제약 지급수수료 전체를 CSO에 지급하는 금액으로 보기 어렵지만 여러 정황상 CSO 지급액이 대부분을 점유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유유제약 실적에 대해 업계는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CSO업계 관계자 C씨는 “유유제약은 지분을 갖는 CSO 설립 등 편법을 하지 않고 다른 제약사와 유사한 전환 절차를 밟았으며 수수료율도 평균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무난한 작업으로 볼 수 있는데 일단 1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왔다”고 언급했다.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제약사와 품목, 시점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 수수료율은 평균 40%대 초반으로 판단되는데 유유제약도 이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다”며 “유유제약의 체제 전환은 최소한 올 가을 정도까지 봐야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유제약의 체제 전환이 수익성과 연결됐다면 매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은 CMO 사업으로 분석된다. 회사에 따르면 CMO 사업은 20여년 전부터 진행해온 서비스다. 비교적 최신 공정으로 구축한 유유제약 제천공장이 의약품 생산에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 하에 추진했다는 설명이다. 또 제천공장 생산가능량이 충분하다는 점도 사업에 주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CMO 사업을 진행한 품목은 ‘오메가3’ 성분의 전문의약품과 ‘두타스테리드’ 성분 전문약, ‘펙소지엔정’ 등으로 파악된다. 두타스테리드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을 억제하는 약물인데 회사측은 연질캡슐제형을 강조했다. 연질캡슐은 의약품을 제조할 때 액상물을 충전하는 젤라틴을 원료로 해 만들어지는 제형인데 이전부터 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뉴마코’ 외 연질캅셀 제품은 지난해 409억원 매출을 달성, 전체 29.80%를 점유했다.
최근 주력 품목은 항히스타민제 펙소지엔정(성분명 펙소페나딘염산염)이 꼽힌다. 유유제약이 지난해 출시한 펙소지엔정 60mg은 현재 20여개 제약사와 계약을 맺고 생산 중이다. 유유제약 관계자 B씨는 “현재 회사가 CMO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약사는 40곳 이상 규모”라며 “지난해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CMO가 점유했다”고 말했다.
결국 전체 영업 중 의원만 CSO 체제로 전환한 유유제약이 올해 말까지 어떤 실적을 올리느냐는 영업 시스템 변경을 검토하는 다른 제약사에도 일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인건비 등 기존 고정비 감소 여파가 클지 또는 수수료 부담이 클지는 각 제약사가 자사 사정에 맞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