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 5회 이상 정정’ 하스·이노그리드, IPO 흥행 성공할까

오는 13일부터 나란히 기관 수요예측 나설 예정 금융당국 깐깐한 눈에 하스 ‘5회’, 이노그리드 ‘6회’ 정정 최초 신고서 대비 내용 다수 정정됐다는 점에서 흥행 여부 주목

2024-06-11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치과용 소재 제조사 하스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이노그리드가 나란히 수요예측을 앞둔 가운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 기업은 증권신고서를 다섯 차례 이상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힘겹게 공모 문턱까지 온 상황이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하스는 오는 13일부터 19일까지 5거래일 동안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후 오는 24~25일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인 하스는 이번 IPO를 통해 희망 공모가밴드(9000~1만2000원) 상단 기준 약 217억원(희망 공모가밴드 상단 기준)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하스의 수요예측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공모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데 있다. 기술성장기업 특례 제도로 상장하는 하스는 지난 4월 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다섯 차례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해야 했다. 금융당국의 심사가 깐깐해졌다고는 하나 증권신고서를 다섯 차례나 뜯어고친 사례는 흔치 않다.

증권신고서 정정은 주로 실적 추정치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실적 추정치의 근거를 세부적으로 제시하는 내용이 반영됐고 실적 추정치를 ‘Best(최상)·Normal(보통)·Worst(최악)’ 별로 나눠 기재하는 등 투자자 정보 제공 차원에서 디테일이 더해졌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이 중간에 반영되면서 실적 추정치가 바뀌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하스는 2026년 추정 당기순이익의 현재가치에 비교기업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그만큼 2026년 추정 당기순이익이 중요한데, 최초 증권신고서 상에는 약 12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 추정치가 최종 보고서에선 약 104억원으로 줄었다. 

상기 일정은 변경될 수 있음.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하스와 같은 기간 수요예측에 나서는 이노그리드에도 비슷한 이유로 시선이 쏠린다. 이노그리드도 하스와 마찬가지로 증권신고서 정정 횟수가 많았다. 올해 2월 22일 증권신고서를 처음 제출했던 이노그리드는 이날 기준 여섯 차례나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이는 올해 IPO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노그리드 역시 1분기 실적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기재가 다수 정정됐다. 하스와는 다른 부분은 여섯 번째 증권신고서를 고치는 과정에서 법적 분쟁 가능성을 새롭게 추가했다는 점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과거 1대 주주였던 법인의 최대주주와 과거 진행한 유·무상증자, 주주 간 주식매매 거래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이노그리드 측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법적분쟁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데다 회사의 책임과 무관하며 해당 이슈가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법적 분쟁이 발생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평판 하락, 경영 집중도 저하, 소송 비용 등으로 인한 재무적 부담, 우발채무 등의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밝혔다. 

하스와 이노그리드의 증권신고서 정정 이슈가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의견이 나뉜다. 최초 증권신고서상으로는 알 수 없었던 내용이 기재되면서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있는 반면, 개별 기업의 성장성이 중요해 증권신고서 정정과 흥행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증권신고서를 다수 정정한 IPO의 경우 흥행에 있어 희비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신고서를 네 번 고친 그리드위즈는 지난달 말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24.6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이며 올해 처음으로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을 초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됐다. 반대로 같은 횟수로 증권신고서를 고친 민테크와 디앤디파마텍은 흥행에 성공하며 공모가 밴드 상단을 모두 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