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타스, 1Q R&D에 매출액 6배 투입···내년 흑전 목표
PCIe IP 중심 수익 구조 개선 ‘신성장동력’ UCIe IP 연구개발 투자 확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인터페이스 설계자산(IP) 전문기업 퀄리타스반도체가 올 1분기 연구개발(R&D)에만 매출액의 6배가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R&D 과제 수행 인건비를 크게 늘리면서다.
27일 퀄리타스반도체는 올 1분기 R&D에만 당기 매출액 대비 625.6%에 달하는 46억 5000만원가량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퀄리타스반도체의 1분기 매출액은 약 7억5000만원이다. 전년과 지난 2022년 전체 매출 대비 R&D 비중은 각각 150%, 80.3% 수준이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R&D 투입 비중은 작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는 신성장동력에 선제 투자를 하며 유상증자에도 나섰다. 기존 모바일용(MIPI) 및 디스플레이 칩셋 인터페이스 IP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활용 범위가 넓어진 ‘PCIe’ 인터페이스 사업 확대에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인 칩렛 전용 인터페이스 표준 ‘UCIe’ 개발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단 계획이다.
◇상장 7개월 만에 유상증자까지
회사는 이달 약 59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주배정 기준일은 내달 11일이다. 청약일은 7월 15~16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8월 6일이다.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 이후 7개월 만으로, 주식시장에선 회사 운영비용에 대한 증자 부담을 소액주주에 과하게 안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두호 퀄리타스반도체 대표는 회사 공식 홈페이지 게시글을 통해 “이번 증자 결정은 급변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술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투자가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이뤄졌다. 칩렛 생태계 활성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개화되고 있어, 본격적으로 대비해 선투자해야만 고객사들의 수요에 제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연구개발인력을 확충해 칩렛 IP팀을 신설, UCIe IP를 신속히 개발하고자 하며, 이는 일반 제조업에서 설비 투자와 동일하게 생산 캐파를 확장해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올해 PCIe IP 중심의 수익 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칩렛 전용 UCIe IP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해 투자를 지속한단 방침이다.
◇올해 PCIe IP 수익 확대하고, UCIe 투자 집중
퀄리타스반도체의 올 1분기 기준 PCIe IP 매출은 전체 대비 10% 수준이다. PCIe은 PC와 주변 기기와의 연결을 위한 직렬 인터커넥트 규격이다. 향후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UCIe 등에서도 PCIe 규격의 PHY(Physical Layer)나 컨트롤러 규격을 그대로 채용하는 등 적용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퀄리타스반도체의 PCIe IP는 8나노 공정 기반의 PCIe 4.0이 주를 이루고 있다. 회사는 앞서 해당 제품을 통해 이달 중화권 네트워크 (시스템온칩(SoC)) 전문 업체와 약 1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작년 4.0 대비 1개 레인당 전송 속도가 4배가량 빠른 PCIe 6.0 개발에도 성공했다. 6.0의 경우 현재 고객사 검증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퀄리타스반도체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PCIe 6.0은 4.0 다음 5.0에서도 호환이 가능한 동시에, 가격은 5.0과 같은 수준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줘서 판매하는 형태”라며, “현재 수요도 많고 기다리는 계약도 있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칩렛 기술의 표준인 UCIe IP 개발에도 대규모 투자가 이어진다.
칩렛은 각각 공정을 마친 여러 개의 반도체 칩 조각을 하나로 합치는 패키징 기술이다. 처음부터 하나의 다이(die)에서 일괄적으로 만드는 모놀로식 대비 불량에 따른 부담도 적고, 제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단 장점 때문에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제조 트렌드에서 주목받고 있다. UCIe는 칩렛 간 다이에서 다이로 상호 연결되는 과정에서 호환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방형 표준이다.
퀄리타스반도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칩렛 인터페이스 개발 국책과제에 선정돼 현재 UCIe v1.1 규격에 대한 개발을 수랭중이다. 작년 4월부터 오는 2027년말까지 진행되는 사업으로, 약 46억원 규모의 정부지원금이 투입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으로 최근 4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손실이 3배가량 확대된 5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올 하반기 수익 구조를 개선해 내년 흑자전환을 달성한단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IP네스트에 따르면 전체 반도체 IP 시장에서 프로세서 IP 매출 비중은 지난 2017년 57.6%에서 지난해 47.4%로 감소했지만, 인터페이스 IP 매출은 같은 기간 18%에서 27.8%로 비중 큰 폭으로 상승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퀄리타스반도체는 디자인하우스 업체와 진행 예정이었던 18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비롯해 일부 지연된 프로젝트의 매출이 연중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또 지난해 체결된 일부 프로젝트들은 계약 이후 연중 해지가 되는 등 올해 다시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며 해당 계약 라이센스 매출은 2024~2025년 사이 인식돼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