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토요판] 화제의 노브랜드, 이마트는 ‘그룹 통합’ 노린다

의류 업체 노브랜드, 코스닥行···상장 첫날 ‘따따블’ 근접 사명 같은 이마트 노브랜드, 이마트24 구원투수로 역할

2024-05-25     한다원 기자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의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 노브랜드(No Bland)가 코스닥 상장 첫날 ‘따따블(공모가의 400%로 상승)’에 근접했다.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Nobrand)’와 이름이 같아 화제를 모았다.

의류 업체 노브랜드는 코스닥 상장 첫날인 지난 23일 공모가(1만4000원) 대비 가격제한폭(300%)에 가까운 287.86% 오른 5만4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인 전날 주가가 크게 오른데 이어 상장 둘째 날인 전날도 흥행 여파를 보였다.

의류업체 노브랜드(위)와 이마트 노브랜드(아래) 로고. / 사진=각 사

노브랜드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의 의류 제품을 직접 디자인 및 제작해 수출하는 의류제조업체다. 이마트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와 이름이 같아 눈길을 끌었다. 사명이 같은 탓에 의류 업체 노브랜드는 2016년 이마트 노브랜드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상표권 침해 금지 등 청구 소송을 벌인 바 있다.

당시 특허심판원 심결로 이마트 노브랜드의 스포츠 의류, 외투 등 상표 등록이 무효가 되면서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9년 노브랜드가 이마트를 상대로 지난 2월 소송을 내면서 상표권 침해 관련 2차 소송으로 재점화됐다.

의류 업체 노브랜드가 코스닥에 안착한 가운데 이마트는 오는 7월 일부 계열사 통합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한채양 이마트 대표에게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대표직을 모두 맡겼다. 이중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오는 6월30일 합병을 앞두고 있다.

합병이 이뤄지면 하나의 통합 법인이 출범하게 된다. 통합 이마트는 매입 규모를 확보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마트는 올해 초부터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와 ‘슈퍼세일’ 등 행사를 펼치며 초저가 전략을 펼쳤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시너지 효과를 확인한 가운데 올해 이마트24까지 포함해 3사의 기능을 통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시에 이마트는 연내 최소 5개 이상 출점 대상지를 확보해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채양 대표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통합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협력업체에게도 이득이 되고 궁극적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는 모두를 위한 통합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마트24는 이마트의 아픈손가락으로 꼽힌다. 이마트24는 편의점 후발주자로 2013년 12월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하면서 편의점 사업을 시작했고, 2017년 브랜드명을 이마트24로 바꿨다.

편의점은 점포가 많을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규모의 경제 사업이다. 업계 1위 기준도 매출인지 점포수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GS25의 점포수는 1만7390개, 매출은 8조2457억원이다. CU는 점포수 1만7762개, 매출 8조1948억원이다. 매출은 GS25가 앞서고 점포수는 CU가 더 많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점포수는 지난해 말 기준 6598개에 그치며, 매출도 2조2251억원에 불과하다. 이마트24는 2022년 첫 연간 흑자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이번 이마트의 통합 과정에서 노브랜드는 이마트24의 반등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마트24는 지난 4월부터 신규 가맹점을 대상으로 로열티 가맹모델을 도입하고, 노브랜드 상품 약 400여개를 판매고 있다. 이마트24는 올 초 10여개 점포에서 스낵/쿠키, 냉동식품 등 100~500여가지 노브랜드 상품의 판매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n24’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높은 인지도와 충성고객을 확보한 노브랜드 상품이 가맹점의 경쟁력과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