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대책-35] 50대 비혼남 “나에게 투자하는 삶에 만족”

“30대 후반 결혼 기회 놓쳐 독신” “출산 여부 개인 판단 존중해야”

2024-04-25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저출산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기자]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6명까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우렁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0명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되살릴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결혼과 출산은 국민 스스로가 각자 사정에 맞춰 선택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의 사적 측면이 강하다”

50대 초반의 직장인 김철민 씨(가명)는  ‘화려한 솔로’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그는 다국적 기업에 다니며 억대 연봉을 받는다. 그가 비혼으로 남은 것은 사회 분위기와는 무관하다. 인연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솔로로 살면서 자동차에 관심을 갖는다. 돈도 시간도 여유가 있어 취미생활에 쏟을 여력이 충분하다.  

Q. 현재 독신 생활에 만족하는가 

“만족하고 있다. 혼자 사니 즐거운 게 너무나 많다. 지난해 해외여행을 6번 나갔고 1억원 넘게 썼다. 컴퓨터 그래픽 카드를 바꾸고 PC게임 등 즐기는 대상이 많은 편이다. 자가용은 3대를 보유하고 있다“ 

Q. 향후 결혼할 생각은 있는가

“MZ세대 후배들은 ‘애를 낳지 않을 텐데 결혼을 왜 해요?’라는 질문을 한다. 그 세대에서는 이같은 인식을 한다. 그 친구들과 결혼관은 동일하다.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결혼을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다면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고 싶다”

Q. 왜 결혼을 하지 않았는지

“30대 후반 결혼을 생각하며 교제를 했다. 양가가 인사하고 결혼식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결국 무산됐다.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다. 

연애결혼하려면 40세 이전에 하라고 말한다. 연애도 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40세 이상은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하려면 연회비도 1.5배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시간은 어떻게 보내는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자립한 남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대상은 많다.  차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고성능 차를 갖고 놀면 시간은 금방 간다. 30대 후반 결혼할 기회를 놓치고 다른 것들에 관심을 가지며 살아왔다”

지난해 김철민 씨(가명)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 모습. / 사진=김철민 씨

Q. 친구들이 많은데 결혼과 출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달라 

“친구 8명 중 결혼해 아이를 낳은 친구는 1명뿐이다. 나머지 7명은 돌싱과 미혼, 딩크로 다양한 편이다. 아이가 태어나서 본인 노후에 그 아이로부터 속박 받고 싶지 않다며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친구도 있다.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는 친구도 있다. 결혼 적령기로 불리우는 나이에 본인 사업과 부친 사업이 실패하며 가세가 기울며 결혼과 멀어졌다. 또 다른 친구는 결혼 후 출산하려고 했는데 부인이 유산한 경험이 있다. 이후 임신 시도를 하지 않았다“

Q. 최근 낮은 출산율이 사회문제가 됐는데 자녀를 갖지 않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부담은 없다“ 

Q. 주변에서 나이가 어린 아이를 보면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30대 후반에는 귀엽고 예쁜 아이를 보면 ‘내 아이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 아이나 강아지를 보면 귀여워하고 예뻐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동일하다. 하지만 굳이 내가 낳아서 키울 생각이 현재는 없다“ 

Q. 현재 결혼하지 않은 상황이 정부 정책과 관련 있나? 

“결혼이나 출산 등 사생활을 정부 정책과 연결시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실제 관련이 없다고 본다.“ 

Q.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후배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결혼과 출산은 결국 본인 의사에 달려 있는 사안이다. 일부 사람들은 정부 정책에 문제가 있어 결혼과 출산을 안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대부분 핑계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낳고 싶으면 낳으면 되고 낳기 싫으면 낳지 않으면 된다. 개인 사생활을 굳이 정부 정책과 연관시킬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