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은 지나간 얘기”···한국GM, 성장세 이끌 신차는?

부채율 100%대 ‘건전’···역대최고 영업이익 덕분 내수는 국산·수입 신차로, 수출확대 방안은 고심

2024-04-15     최동훈 기자
GM 한국사업장의 매년 말 기준 부채율 추이.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공시자료 재가공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이 경영난 타개를 위해 공장을 매각하던 시절을 보내고 완성차 판매수익으로 부채를 상환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GM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전년(249.3%) 대비 103.8%P나 개선된 145.5%로 집계됐다.

부채액 대비 자본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부채율은 100%대면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GM은 지난 2017년 불확실한 세계 자동차 시장 업황 속에서 경쟁력 강화의 타이밍을 놓쳐 자본액이 음수(-)가 되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허덕였지만 최근 다시 일어섰다는 평가다. 군산공장 매각, 산업은행·GM본사 자금 지원 등을 통해 2018년 겨우 살아났던 한국GM은 5년 만인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성과 요인은 본사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 공장에서 신차를 성공적으로 양산한 점이다. 2020년 트레일블레이저를 시작으로 지난해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2종을 인천, 창원 소재 공장에서 만들어 국내 판매할 뿐 아니라 북미 등지에 적극 수출했다.

한국GM의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다마스, 라보, 스파크 등 기존 모델의 단종 여파로 2021년 22만3025대까지 쪼그라들었다가 지난해 46만4648대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소형차지만 세단에 비해 수익성 높은 SUV, CUV 모델을 적극 생산해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한국GM은 지난해 매출액 13조7340억원, 영업이익 1조3502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10년만에 1조원을 돌파한 동시에 역대 최고 수준이다.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이 지난 2월 2일 서울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출시할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박성수 기자

◇소형 신차 2종 내수 증가세 ‘둔화’···신차 투입 예정

한국GM이 암흑기를 넘겼지만 지속 성장하기 위한 동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차 2종의 출시 효과가 반감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지난해 5월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데 이어 같은 해 7월 트레일블레이저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았다.

신차 2종의 새로워진 디자인과 재구성된 사양으로 호응을 얻으며 판매실적을 늘려왔지만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같은 모델의 판매 실적을 확대하기는 어렵다. 실제 트레일블레이저의 지난 1분기 판매대수는 전년동기(1430대) 대비 13.0% 감소한 1244대로 집계됐다. 이쿼녹스, 타호 등 수입 모델의 판매도 미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침체된 내수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GM은 기존 모델에 첨단 기능을 후속 적용하는 방안과 신차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첨단 기능으로, 차량 시동을 원격 제어하거나 차량 관리 정보를 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 온스타(Onstar)를 론칭했다. 2025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시작으로 향후 출시하는 신차에 순차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고객경험을 개선해 차량 구매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수입차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 선택지도 늘릴 계획이다. 한국GM은 올해 전기차 이쿼녹스EV, 픽업트럭 콜로라도 3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등 쉐보레 브랜드 신차 2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비교적 고가의 모델이기 때문에 전체 판매대수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모델들이지만, 부가가치가 높아 재무실적 개선에 도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글로벌 시장 수출을 위해 선적되고 있다. / 사진=GM 한국사업장

◇수출 확대 방안은 고심중···“생산능력 확대 검토”

내수 시장에 비해 수출 실적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한 카드는 드러나지 않는 실정이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로 지난 1분기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다만 차량별 실적을 뜯어보면 트레일블레이저(2만4208대)는 전년 동기(2만7951대) 대비 13.4% 감소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판매실적(3만7588대)은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모델이 판매되지 않은데 따른 기저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공장에서 양산된 신차의 수출 확대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GM은 지난 2월 서울에서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 밝혔던 대로, 현재로서는 국내 추가 양산 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공장의 최대 생산량 달성을 목표로 삼고 사업을 전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소형 신차 2종을 (설계상 최대 생산량인) 50만대를 넘겨 생산하고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려고 한다”며 “추후 내연기관차를 비롯해 다양한 구동시스템의 차량 생산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