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갈아타기 특수’ 끝났나···주담대 금리 상승세 전환

케뱅·카뱅, 2월 주담대 평균금리 전월 대비 상승···4% 근접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내려···은행채 금리 하락 영향 인터넷은행 “주담대 취급 속도 조절 차원”

2024-04-03     김희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 추이/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 주담대 금리를 비교해 더 저렴한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본격 시행됐을 당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리를 낮추며 두각을 나타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며 지난 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주담대(분할상환방식, 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는 각각 3.81%, 3.75%로 집계됐다. 전월 두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가 3.70%였던 것과 비교하면 0.11%포인트, 0.05%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반면 시중은행의 경우 전월보다 주담대 금리가 더 낮아졌다. 지난 1월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는 4.1%였으나 2월에는 3.98%로 0.12%포인트 줄어들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하락한 배경에는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채(5년물, AAA) 금리는 3.914%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했던 작년 10월 26일(4.810%) 대비 0.896%포인트 떨어졌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3.94~4.06%에 분포한 것과 비교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은행채 금리 하락에도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면서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는 좁혀졌다.

이처럼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주담대 금리가 높아진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함께 지난 1월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개시 이후 인터넷은행으로 주담대 대환 수요가 쏠린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1월 9일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갈아타기 수요가 크게 몰렸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9일 오후 2시경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한도 소진을 이유로 신청 접수를 중단했다. 케이뱅크에서도 대출 조회가 평소보다 3배 이상 몰리면서 1월 11일에 대환대출 신청 접수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쏠림 현상을 지적해 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 8월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되는지 비판적 시각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연초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 개시 이후 급증한 주담대 취급에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최근 금리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 주담대 취급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지난 1월 주담대 대환대출 수요가 인터넷은행에 몰리면서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취급액이 연초부터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 이에 대한 속도 조절 및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조정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