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방금융지주 투자 늘리는 OK저축은행, 어떤 길을 택할까

OK저축 "단순투자"···작년 지분 처분하기도 향후 JB금융 경영개입 가능성···DGB는 불가 삼양사와 우호관계 지속 vs 얼라인과 협력

2024-04-03     유길연 기자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OK저축은행이 지방금융지주 지분을 다시 늘려 관심이 쏠린다. OK저축은행은 현재 JB금융지주의 전체 지분의 10.63%, DGB금융지주는 8.49%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역대 최고치다. 이에 OK저축은행은 JB금융의 3대주주 자리를 공고히했으며, DGB금융 최대주주 자리로 올라섰다. 업계에서 OK저축은행이 지방금융지주 경영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OK저축은행은 주식 평가·처분이익과 배당수익을 위해 투자했다는 입장이다. 당국에 지분보유 목적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현재까지는 OK저축은행의 설명에 무게가 실린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거둔 배당금수익은 32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0% 급증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JB·DGB금융으로부터 받은 금액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 지방금융지주는 최근 배당성향을 늘렸다.   

배당수익뿐만 아니라 지분을 매각해 이익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한 주식을 처분해 총 159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OK저축은행은 타 기업 주식보유 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지분 처분 내용을 알 순 없다. 다만 향후 손실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추측가능하다. 

이때 JB·DGB금융 지분도 같이 처분해 이익을 거둬 전체 손실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에 DGB 작년 1분기 두 지방금융지주의 주가는 상승세였다. 이에 DGB금융지주 지분을 79만4782주를 시장에 처분힌 것으로 풀이된다. JB금융지주 지분도 같은 기간 특수관계자 1인과 함께 152만5670만주를 팔았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투자목적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OK저축은행이 속한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대부업을 완전히 접은 만큼 신사업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방금융지주의 주요주주로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DGB금융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사실상 막힌 것으로 파악된다. DGB금융은 전국구 금융지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관련 법령상 금융지주의 경우 의결권이 있는 지분 10%를 초과해 보유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많아야 10% 정도의 지분으로 한 회사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업계의 관심은 JB금융으로 쏠린다. JB금융의 경우 이미 최대주주인 삼양사가 14.61%의 지분율로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OK저축은행도 10%가 넘는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2대주주인 최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삼양사와 갈등을 빚으면서 OK저축은행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단 평가다. 3대 주주인 OK저축은행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OK저축은행이 JB금융 경영에 참여하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최대주주인 삼양사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미 JB금융은 OK저축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캄보디아 법인을 세운 바 있다. 이에 현재 OK저축은행은 삼양사의 백기사인 것으로 평가된다. 은행권에서 두 곳의 주요 주주가 협력관계를 구축해 기업을 지배하는 경우는 있다. 카카오뱅크다. 카카오와 한국투자증권은 나란히 27.16%의 지분율을 소유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해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다. 

반대로 얼라인과 손을 잡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얼라인은 JB금융의 주주환원 규모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배당이익과 주식 평가·처분이익을 늘리기 위해선 얼라인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더구나 얼라인은 올해 금융지주 최초로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인물을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사회 내에서 얼라인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