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대안은 나”···르노 vs GM, 韓서 신기술 경쟁 예고

차량 원격제어 등 첨단 SW사양 자체 개발 중 고객경험 차별화 위해 ‘약점’ SW역량 쇄신

2024-02-28     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르노, GM이 소프트웨어(SW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경험을 창출해 현대자동차·기아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자동차, GM 한국사업장은 향후 출시할 신차에 탑재할 신규 보조·편의사양 개발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첨단 SW 기술을 접목한 신사양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차량 이용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QM6에 탑재된 전용 내비게이션 시스템 이지라이프가 실행되고 있다. / 출처=티맵

◇르노코리아, 신차에 웹·앱 기능 탑재 추진

르노코리아자동차(이하 르노코리아)는 연말께 출시 예정인 신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의 첫 모델에 탑재할 신규 사양을 일부 소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 드림에이스 등 SW 전문 업체들과 함께 자동차용 웹 플랫폼을 개발한 후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편의사양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사양이 탑재된 신차를 구매한 고객들은 실내 장치로 인터넷을 연결한 PC를 사용하듯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는 이와 함께 스마트폰처럼 영상, 음악, 소셜미디어 등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업계에서 흔히 쓰이는 표현인 ‘굴러다니는 스마트폰’으로서 자동차를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SW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개발 트렌드에 합류했다.

최성규 르노코리아 연구소장은 “이번 업무협약으로 자동차 시장이 요구하는 서비스의 진화와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이 르노코리아만의 모빌리티 경험을 다양하게 누릴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스타보 콜로시 GM 한국사업장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더 하우스 오브 지엠에서 열린 2024 신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온스타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GM 한국사업장

◇한국GM, 자체 커넥티드카 서비스 첫 도입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이 상반기 중 출시할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Onstar)도 차 안에서 새로운 이용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 맞춰진 기술이다. 한국GM은 상반기 출시 예정인 2025년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시작으로 향후 신차에 온스타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탑재한 차량은 고객의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차량 SW 무선(OTA) 업데이트, 차량 상태 진단, 원격 제어 등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한국GM은 그간 애플 카플레이 등 외부 운영체제를 연동해 고객에게 제공하던 각종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사실상 이번에 처음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제공한다.

한국GM 관계자는 “전기차에도 온스타 서비스를 탑재해 배터리 충전상태 모니터링 및 각종 설정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며 “온스타 등 여러 대안들을 모색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별 고객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이용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자체 SW 없거나 저품질···신규 출시해 현대차·기아에 도전

양사가 SW 기반 신규 사양을 앞다퉈 도입하려는 배경에는 그간 국내 소비자들에게 해당 분야의 낮은 경쟁력을 지적받아온 점이 담겼다. 르노코리아는 지난 2020년 출시했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S-링크의 먹통 문제로 곤혹을 치렀다. 이지커넥트, 이지라이프(QM6 전용 내비게이션 시스템) 등 후속 서비스를 출시해 고객 만족도를 개선하는 중이다.

한국GM은 그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연동된 안드로이드, 애플 스마트폰의 앱을 화면에서 실행할 수 있는 기능에 집중하고 자체 콘텐츠 관리에 소홀하다는 고객 비판을 받아왔다.

자체 SW 서비스의 품질이 낮거나 아예 부재한 탓에, 양사의 자체 SW 서비스 이용률은 타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인덱스가 지난해 4월말 기준 완성차 업체별 자체 커넥티드카 앱의 이용자 수를 분석한 결과 르노코리아(마이르노)는 4만5769명에 그쳤다. 자체 앱이 없는 한국GM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같은 시점 국내 차량 등록대수(137만9000대)의 3.2%에 그쳤다. 현대차(블루링크, 제네시스 커넥티드 포함) 23.4%, 기아(커넥트) 22.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르노코리아, 한국GM은 향후 신차에 탑재할 신규 SW 사양들을 통해 현대차·기아의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현대차그룹의 동종 서비스를 직접 언급하며 각 사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GM 관계자는 “온스타는 현대차 블루링크와 비슷한 개념”이라며 “온스타는 여러 가지 기능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브랜드별 신차는 최저사양 트림에도 다양한 신기술이 흔히 기본 탑재되는 추세”라며 “(르노코리아, 한국GM은) 고객에게 신차 매력을 어필하기 위한 여러 수단 중 첨단 SW 사양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