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바이오] 다이이찌산쿄, ADC 투자 이어간다···독일 시설 확장

독일 파펜호펜 생산·개발 시설확장에 10억유로 투자 앞서 ADC 안정적 공급 등 위해 자회사 2곳 합병키도 “다이이찌산쿄, 각광 받는 ADC 분야 장악 노력나서”

2024-02-25     김지원 기자
다이이찌산쿄와 ADC 관련 이미지./사진=셔터스톡,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다이이찌산쿄가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가을 ADC의 안정적 공급 등을 위해 자회사 두곳을 합병한다고 밝힌 데 이어, 독일에 위치한 생산개발 시설 확장에 1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히면서다. ADC는 최근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 관련 투자와 인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다. ADC 시장은 오는 2029년 360억달러(47조9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다이이찌산쿄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북부에 위치한 파펜호펜 안 데어 일름(Pfaffenhofen an der Ilm) 소재 생산·개발 시설 확장에 1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국제 혁신 센터’를 목표로 이뤄지는 이번 투자를 통해 다이이찌산쿄는 독일 파펜호펜 시설에 신규 항체-약물접합체(ADC) 전문 연구시설(laboratories)을 설립한다. 유방암, 폐암, 위암과 같은 악성 종양을 표적으로 하는 ADC를 개발하고 제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파펜호펜에 추가되는 다이이찌산쿄의 새로운 ADC 인프라는 2026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또 이번 투자로 다이이찌산쿄는 글로벌 연구자, 공정 엔지니어, 그 외 생명공학 전문가들을 채용해 2030년까지 최소 350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ADC뿐 아니라 기존 심혈관질환 제품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생산설비를 확보할 계획이다.  

파펜호펜 소재 시설은 다이이찌산쿄의 유럽 생산 현장이자, 신약 연구 개발이 이뤄지는 곳이다. 6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다이이찌산쿄의 글로벌 생산 능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제조된 정제 및 필름 코팅 캡슐과 같은 고체 제형 등은 50개국 이상으로 배송된다. 

대표적으로 다이이찌산쿄의 고혈압 치료제 ‘올메사르탄(olmesartan)’과 혈전증, 폐색전증 등의 치료제 ‘에독사반(edoxaban)’이 파펜호펜 시설에서 생산되고 있다. 증축된 파펜호펜 생산시설에서는 심혈관질환외 종양학 관련 제품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해 마티아스 쿤 파펜호펜 시설 다이이찌산쿄 현장 매니저는 “파펜호펜에서 종양 치료에 집중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ADC 암 치료제에 대한 수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서면을 통해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제약 전문지 피어스파마는 “다이이찌산쿄가 최근 각광받는 ADC 분야를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는 지난 가을 자회사 다이이찌산쿄 프로파마와 케미컬 파마의 흡수합병을 발표하며 ADC 제조 분야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다이이찌산쿄는 ADC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새로운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합병은 2025년 4월 1일 발효될 예정이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저분자 약물(Payload) 그리고 이 둘을 접합하는 링커(Linker)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약물에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항체를 링커로 묶어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는 항암 기술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ADC 시장은 2029년까지 연간 36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이찌산쿄는 일본을 대표하는 제약사로, 아스트라제네카와 ADC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를 공동 개발했다. 엔허투는 고형암에 발현되는 수용체 중 하나인 HER2를 표적하는 ADC 치료제다. 적응증은 유방암, 폐암, 위암이다. 엔허투의 2023년 글로벌 매출은 25억 달러(3조3000억원)에 달한다. 

엔허투에 이어 다이이찌산쿄는 HER3 ADC ‘파리투맙 데룩스테칸(HER3-DXd)’, TROP2 ADC ‘다토포타맙 데룩스테칸(Dato-DXd)’ 등 다른 ADC 항암 파이프라인도 개발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데이터는 지난해 8월 2029년 항암 ADC 부문 예상 매출 기업 순위에서 다이이찌산쿄를 1위로꼽기도 했다. 다이이찌산쿄의 ADC 매출은 2029년까지 1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기간 씨젠(Seagen)과 로슈(Roche)의 매출은 각각 58억달러와 36억달러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