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리스' 빈자리 채울까···한독, 희귀질환 기업과 합작법인 만든다

진행중이던 소비의 '엠파벨리', '도프텔렛' 도입 JV서 추진 아르젠엑스와 '비브가르트' 계약도 체결···희귀질환 강화 소비, 多희귀질환 치료제 갖춰···추가 국내 도입도 주목

2024-02-15     김지원 기자
./자료=한독,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표=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한독이 희귀질환 전문 스웨덴 기업인 소비(Swedish Orphan Biovitrum, Sobi)의 치료제를 국내에 선보인다. 소비와 협력으로 한독이 ‘솔리리스·울토미리스’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독은 소비와 합작법인(JV)을 설립, 해당 법인을 통해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인 엠파벨리(Empaveli, 성분명 페그세타코플란)와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ITP) 치료제 도프텔렛(Doptelet, 성분명 아바트롬보팍)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PNH와 ITP는 난치성 희귀질환으로 꼽힌다. 한독은 지난해 10월 소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들의 국내 허가를 진행하는 중이다. 

합작법인을 통해 이들 제품을 비롯해 소비의 희귀질환 치료제를 국내에 지속해서 선보인다는 게 한독의 계획이다. 양사는 한국에서 소비의 의약품을 개발부터 상업화, 유통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국내 희귀질환 사업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특히 이번 협업으로 한독이 ‘솔리리스·울토미리스’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독은 알렉시온이 개발한 PNH·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 치료제인 솔리리스와 그 후속 약물인 울토미리스의 국내 판권을 갖고 있었다. 한독은 이들 치료제의 국내 허가부터 보험급여 등재까지 도맡아 진행했다.

그간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매출은 한독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고가의 난치성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속적인 투여가 필요한 이들 치료제 매출액은 2022년 기준 한독 전체 매출의 9%를 차지했다. 솔리리스는 2022년 144억7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울토미리스는 같은 해 362억9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알렉시온 인수와 함께 한독은 국내 판권을 잃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직접 이들 제품을 팔기로 결정하면서다. 한독이 두 제품을 도입하며 ‘희귀질환’을 내세운 만큼,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제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독은 글로벌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희귀질환 의약품 수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품 허가부터 판매까지 상업화를 위한 모든 과정을 한독이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의 ‘엠파벨리’를 도입하는 것도 “한독이 PNH를 국내에 런칭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한독 측의 설명이다. 

한독 관계자는 “알렉시온등과의 국내 판권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소비를 비롯해 네덜란드 면역학 기업인 아르젠엑스의 제품을 국내에서 상용화하는 것으로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독은 지난해 아르젠엑스의 전신중증근무력증 치료제 ‘비브가르트’에 대해 국내 허가 등록 및 급여,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소비와의 협력이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의 큰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JV를 통해 한독이 소비의 치료제를 추가적으로 들여올지도 주목된다. 소비는 소아에게 치명적 면역질환이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던 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식증(HLH) 신약인 '가미판트'(Gamifant),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치료제로 쓰이는 '키네렛'(Kineret), 미국 기업 CTI를 인수하며 확보한 혈소판감소증 동반 골수섬유증 치료제 '본조'(Vonjo) 등 다양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갖추고 있다. 

다만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제품의 국내 허가 단계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는 게 한독의 입장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허가의 단계를 밝히고 있진 않다"며 "허가 시기 등을 말하기 어려우며, 국내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될 수 있는지 여부도 아직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는 희귀질환 전문 바이오제약기업으로, 2022년 매출액은 2조8100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40%를 희귀질환 포트폴리오가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