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 메모리 가격 오르며 출발···D램·낸드, 넉달째 상승세

상승폭도 전월 대비 증가···시황 회복 속도↑

2024-02-03     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의 DDR5 D램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작년말에 이어 새해 초에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올 1월 고정거래가격(고정가)이 각각 전월 대비 오르면서, 4달째 상승세를 유지하게 됐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실적 회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당분간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확대를 위한 탄력적인 판매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 2133MHz)의 올해 1월 평균 고정가는 전월 대비 9.1%가량 상승한 1.8달러로 집계됐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경우 8.9%가량 증가한 4.72달러를 기록했다. D램과 낸드 고정가 모두 지난해 10월 2년 3개월 만에 처음 반등한 이후 지속해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상승폭 또한 전월 대비 커졌다. 지난해 12월 D램 제품의 경우 전월 대비 6.5%가량이, 낸드는 6%가량 오른 바 있다. 고정가 상승폭이 커질수록 메모리 시황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D램익스체인지의 모회사인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까지 메모리 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D램 고정가는 전분기 대비 13~18%, 낸드는 18∼2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실제 메모리 수요 회복세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재고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D램의 경우 올 1분기를 지나면서 재고가 정상 범위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 역시 상반기 내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PC와 모바일은 지난 분기 수요 회복이 이미 확인된 상태로, 올 1분기에도 수요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서버 및 스토리지의 경우 한동안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본격적인 수요 회복 여부는 1~2개 분기 더 정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당사는 시장 수요와 재고 수준을 상시 점검하고, 이에 따른 사업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D램, 낸드 모두 약 10%대 중후반의 수요 증가율을 예측했다. 연말 업계 내 재고가 낮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수급 상황에 따라서 내년까지도 메모리 시장의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는 계절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당사는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D램은 전분기 대비 10%대 중반의 출하 감소가 예상되나, 가격 환경이 개선되면서 이익은 지속 확대 가능할 전망이며 낸드는 한 자릿수 중반의 출하량 증가가 예상돼 D램과 마찬가지로 가격 환경이 지속해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수요 회복과 함께 공급 측면에서는 업계의 재고 수준이 정상화되는 시점에 맞춰 감산 규모가 점진적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