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억 적자’ 한화오션, 특수선·해양 사업 수익성 개선으로 흑자전환 정조준
지난해 특수선·해양 매출 1조4744억원···전년比 2배↑ 유지·보수·정비 등 인도 후 관리로 수익 추가 실현···대규모 투자로 육성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한화오션이 지난해 1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에 편입된 이후 유상증자 등 재무부담 완화와 수주량 증가 등의 호재가 있었지만, 흑자전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단, 올해는 기존 일감 소화와 함께 특수선 및 해양 사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익 실현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지난해 매출은 7조4216억원, 영업손실은 163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52.7% 늘었고, 적자규모는 축소됐다.
연간 목표였던 9조4217억원에 21.2% 부족한 매출이며, 수주 목표였던 69억8000만달러는 59.2% 달성했다. 매출과 수주량이 목표치에 부합하지 않은 것은 3~4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상황이어서 수익성이 큰 선박만 수주했기 때문이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수익성 위주로 선박을 수주하는 전략은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익 규모와 지속 성장의 발판 마련을 위해서는 특수선 및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의 수주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특수선 및 해양플랜트 부문은 조선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분류된다. 막대한 자금·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여서 신규 업체의 진입이 어렵다.
발주처의 선호도와 요구에 따라 복잡하고 다양하게 건조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선박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대부분이어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구분된다. 아울러 완성품을 인도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보수·정비(MRO) 등이 필요해 추가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특징도 있다.
한화오션은 2020년 특수선·해양플랜트 부문에서 1조873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7396억원, 7056억원에 불과했다. 발주처들이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어 발주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단,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가 도래한 지난해부터는 다시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1조4744억원의 매출을 실현하며,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는 1조37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전처럼 매년 1조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는 셈이다.
특수선·해양플랜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배경에는 기술 경쟁력이 있다. 특히 특수선의 경우 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업계에서 가장 큰 사업자로 꼽히는 분야다. 우리 군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과 호위함, 잠수함 등을 한화오션에 많이 발주하고 있다. 해외 함정 시장 역시 국가별 함대 현대화 계획에 맞춰 점차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글로벌 함정 시장 규모는 향후 10년간 약 1조달러(약 13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중 한화오션은 전문 분야인 잠수함·수상함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 시장의 시장 규모는 2430억달러(약 320조원)로 추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이 참여한 유상증자로 확보한 2조원 중 절반 가량인 9000억원이 특수선 분야의 연구개발(R&D) 등에 쓰인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특수선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목표에서다.
해양플랜트에는 2000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해양플랜트 부문에 포함된 해상풍력 시장이 천연 에너지 수요증가로 매년 18%씩 성장하고 있어, 이 분야의 하부 구조물 및 해상 변전소 등의 제작 및 운송, 설치, 유지, 보수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적극 수주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초격차 방산 전략의 마지막 퍼즐인 특수선 부문에 대한 지원을 늘려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해양플랜트 역시 글로벌 시장 수요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