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 CEO 새해 재도약 ‘총력’···수익 개선에 방점
한종희·경계현 삼성전자 대표, 신년사에서 AI 혁신 강조 SK하이닉스 등 주요 부품기업 수장들도 임직원에 메시지 전달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국내 전자·부품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전방산업이 부진했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새로운 성장과 재도약이 필요한 새해를 맞아 기술 경쟁력 및 수익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2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회사 시무식에서 공동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에서 “반도체를 부품사업은 업계 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춰달라”고 당부했으며 완제품은 “품질 경쟁력을 기본으로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주문했다.
◇삼성전자, AI 혁신 강조···한종희·경계현 “초격차 기술 최우선”
삼성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 이노베이션을 강조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생성형 AI ‘가우스’를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등 기기에 온디바이스 AI 형태로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적용 제품은 올 1월 공개되는 신형 플래그십폰 갤럭시S24 시리즈가 유력하다.
한 부회장은 “생성형 AI를 적용해 디바이스 사용 경험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 업무에도 적극 활용해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가자”고 전했다. 이어 “리더들은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건설적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며 “자기 주도적 시간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문화를 구축하자”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의 단독 체제로 운영을 이어가게 되면서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잡은 경험을 토대로 AI 혁신을 더욱 가속할 방침이다.
곽 사장은 “챗GPT 등장으로 개막한 AI 시대는 사회 전반의 큰 변화를 가져왔고, 모든 산업과 문화의 기반으로 자리 잡게 된 AI는 글로벌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기술개발과 시장 확대를 위한 노력을 바탕으로 AI 혁신을 주도해야 하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고객 만족에 집중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 위주의 사업 운용을 통한 내실 강화와 차세대 기술, 제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병행하며 미래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방송 생중계를 통해 시무식을 개최했다. 시무식에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완벽한 조율과 최고의 합을 이뤄내자’는 뜻의 ‘Max Align’을 2024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최 사장은 “목표에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역량을 한곳으로 집중하자”며 올해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로 8.6세대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준비, 전장 사업 영역 확대, 차세대 마이크로 OLED 기술 준비, 폴더블 대세화를 위한 기술 경쟁력 강화, 퀀텀닷(QD)-OLED 프리미엄 입지 강화 등을 내세웠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이날 오후 열린 시무식에서 “2024년도 지정학적 리스크, 디스인플레이션 우려 등 불확실성 확대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겠지만, 제조업 경기 회복세, 금리 인하 등 기회요인도 상존한다”며 “삼성전기는 AI·전장·서버 등 성장하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강한 사업 체질 구축이 필요하다”고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LG 부품회사 신임 CEO 정철동·문혁수 “원가 혁신 힘써야”
올해부터 새로운 CEO가 이끌게 될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외 임직원에게 전한 신년사에서 “2024년은 남다른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해’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사업의 본질은 고객가치 창출과 수익성 확보이며, 이를 위해서 고객에게 페인포인트 해소와 만족, 나아가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품질, 원가, 그리고 개발·생산에서 핵심역량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별로는 ▲올해 예정된 스마트폰과 태블릿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신모델의 적기 개발과 양산 ▲대형 사업의 고객 기반 확대 및 새로운 판로 개척과 공장 가동률 제고 ▲중형 액정디스플레이(LCD) 사업에서 차별화 기술과 품질을 토대로 전략고객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손익구조 개선을 위한 원가 혁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역시 수익 기반의 성장을 강조하며 사업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문 대표는 “시장 환경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사업은 수익을 내며 성장해야 한다”며 “품질, 가격, 납기 등 근본 경쟁력 강화는 물론 경쟁사를 압도하는 제품 및 원가 경쟁력, 제조 공정 역량 등 차별적 경쟁우위를 선점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