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오너 2세’ 체제 삼진제약, 신약 R&D와 수익성 제고 달성할까

조규석·최지현 부사장, 사장 승진···2025년 3월 임기 만료 최용주 대표와 공동경영 R&D와 수익성 맞물린 상황···R&D 투자 늘며 3분기 누적영업익률 6.1%로 하락  삼진제약, 올해 ADC 항암제 후보물질 개발···파이프라인 중 후보물질 선택도 중요

2023-12-28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인사로 삼진제약의 사장 이상 경영진이 3명으로 늘어났다. 기존 전문경영인 1명에 오너 2세 2명이 추가된 구조다. 이같은 삼진제약 경영진이 향후 신약 R&D(연구개발)와 수익성 제고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최근 인사에서 경영관리 및 생산을 총괄하는 조규석 부사장과 영업 마케팅을 총괄하는 최지현 부사장(나이순)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2024년 1월 1일자로 단행된 이번 인사를 통해 향후 조규석 사장과 최지현 사장은 사내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기존 최용주 대표이사 사장과 보폭을 맞춰 회사 경영을 이끌게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왼쪽부터) 삼진제약 최용주 대표이사 사장, 조규석 사장, 최지현 사장. / 사진=삼진제약

알려진 대로 조 사장과 최 사장은 삼진제약을 공동경영하는 창업주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의 장남과 장녀다. 이에 이번 인사로 삼진제약 2세 경영 체제가 사실상 완성됐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일각에서는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사장과 최 시장이 대표이사를 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지만, 이번 사장 임명으로 오너 2세 체계는 구축됐다”며 “2025년 3월 최 대표가 임기 만료로 물러나면 조 사장과 최 사장의 공동경영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삼진제약은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2025년 3월 경영진 구성 여부는) 그때 가봐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이에 2025년 3월까지는 일단 최 대표와 오너 2세 2명이 호흡을 맞춰 삼진제약을 경영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삼진제약은 2024년 경영방침은 내년 초 시무식에서 밝힐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부분은 함구하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업계가 판단하는 삼진제약 현안은 신약 R&D와 수익성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다른 제약사도 유사하지만 삼진제약은 신약 R&D와 수익성이 맞물려 있는 상황”이라며 “2018년 22.9%를 기록했던 삼진 영업이익률은 마곡연구센터 건립 등 신약 R&D에 투자하면서 하락했다”며 “향후 R&D에서 일부 성과를 내면 영업이익률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참고로 삼진제약의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6.1%로 집계됐다. 

삼진제약이 올해 공을 들였던 신약은 ADC 항암제 후보물질로 분석된다. 실제 삼진은 페이로드를 ADC로 개발하기 위해 항체 개발 기술을 가진 기업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항체 신약개발 벤처인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공동 연구 협약을 통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에피바이오텍과는 또 다른 ADC 항체 신약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수민 삼진제약 마곡연구센터장은 “향후에도 ADC 개발을 위해 퍼스트인클래스 항체를 개발하는 회사들과 협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고로 ADC는 항체와 페이로드, 링커로 구성된 치료제다. 항암제는 통상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동반하지만 ADC 기술을 이용하면 항체가 암세포에만 치료 효과를 내게 할 수 있다.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 약물을 부착, 항암제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과는 높이기 때문이다. 삼진제약의 개량신약 개발 성과도 주목된다. 2019년부터 연구를 진행한 역전사효소 저해제와 당뇨 복합제는 올해 각각 B형간염 치료제 ‘타프리드정’과 당뇨 병용제 ‘포비글정’으로 결실을 맺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재 삼진제약이 진행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은 20여개다. 대부분 후보물질 탐색 단계지만 임상 1상을 각각 진행 중인 항암제 후보물질 ‘SJP1604’와 황반변성 신약후보물질 ‘SJP1803/1804’가 눈에 띈다. SJP1604 적응증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등 혈액암이다. 회사측은 기존 치료제 부작용을 개선하고 노인성 AML과 같은 불응성 혈액암에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SJP1803/1804 적응증은 노인성 황반변성(AMD)이다. 삼진제약에 따르면 기존 항체 약물과 달리 망막 및 주변조직에서 VEGF 및 PDGF 생성 자체를 차단하는 새로운 기전이다. 이에 기존 치료제와 병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기존 치료제로 치료율이 낮은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두 후보물질 모두 압타바이오와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 C씨는 “삼진제약의 경우 파이프라인 대다수를 차지하는 후보물질 탐색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R&D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영업이익률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두 오너 2세 사장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