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영업 또 ‘회전문 인사’···“무선 추락 위기감 없다” 비판

기존 본부장 유임, 비서실 출신 본부장 임명에 영업력 ‘회의론’

2023-12-14     김용수 기자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부사장 / 이미지 = 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두고 KT 안팎에선 ‘임원 돌려막기’란 비판이 나온다. KT 무선사업이 LG유플러스에 밀릴 위기에서 기존 영업 임원이 그대로 사업을 지휘하게 됐단 우려다. 재무실, CEO지원담당(옛 비서실)을 주로 거친 임원이 현장 조직 총괄로 임명되면서 무선 3위 추락 위기 속에 전문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단 지적도 나왔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기존 강국현 사장이 이끌던  커스터머부문은 부문장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마케팅총괄 역할을 맡게 됐다. 1966년생인 이 부사장은 인하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KT에서 무선단말마케팅팀장, 무선단말담당, 디바이스본부장, 디바이스사업본부장, 충남충북광역본부장 등을 지낸 단말 마케팅 분야 전문가다. 그는 김 대표 취임 직후 강국현 전 KT 커스터머부문장 사장 등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가 단행되자, 커스터머부문장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이같은 경력으로 마케팅 트렌드와 시장 분석 역량이 있단 평가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 부사장의 이력이 주로 마케팅쪽에 치우쳐져 있고 (이 부사장이) 직접 영업한 경험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오히려 영업력 강화에 있어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사장이 이끄는 커스터머부문은 기존 1부문 5본부 3단(고객경험혁신본부, 커스터머사업본부,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디바이스사업본부, 영업본부, 커스터머DX사업단, 수도권도매영업단, 업무지원단) 체제에서 1부문 5본부 1단 체제(고객경험혁신본부, 커스터머사업본부,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디바이스본부, 영업본부, 업무지원단)로 개편했다.

광역본부는 기존 6대 광역본부 체제에서 강남서부광역본부를 강남광역본부와 서부광역본부로 나눠 7대 체제를 구축했다.

앞서 지난 9월말 기준 LG유플러스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회선은 1829만217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T의 가입회선 1773만5022명 보다 55만7148명 많은 수준이다. 두 회사 간 격차(설비관리용 회선제외)는 지난 5월 87만9420명, 6월 51만1536개, 7월 42만8491명, 8월 42만7418명을 기록하며 40만대로 좁혀지더니, 한달 새 순위 역전이 일어난 것이다.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시장에서 KT를 추월한 것은 1996년 LG텔레콤을 설립해 무선 사업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 8월말 취임한 김 대표 입장에선 취임하자마자 가입자수 하락세란 성적표를 받아들게 된 것이다. KT 내부에선 광역본부 및 본사 영업 임원들의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강북강원광역본부장을 맡은 최찬기 전무는 커스터머부문 영업본부장을 지냈고, 김봉균 부산경남광역본부장 전무와 지정용 전남전북광역본부장 전무는 유임됐다. 강남광역본부장을 맡은 김영호 전무는 구현모 전 대표 체제에서 유통전문 자회사 KT M&S의 대표를 지낸 뒤 본사로 복귀했다. 김 전무는 이현석 부사장과 동갑으로, 본사 영업 담당 상무 당시 마케팅 담당 상무였던 이현석 부사장과 합을 맞춰온 인물이다. 당초 이 부사장이 김 전무를 영업본부장으로 임명하고자 했지만, 안팎의 우려 탓에 광역본부장 역할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최시환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전무와 이창호 충남충북광역본부장 전무는 CEO지원담당(옛 비서실), 재무실 등을 주로 거친 탓에 현장 경험이 부족하단 평가가 나온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신규 선임된 임원 중엔 이 부사장이 광역본부장 당시 팀장을 맡았던 인물, 비서실 출신 인물들이 여러명 있다. 현재 광역본부장 중에 사원부터 시작해 줄곧 현장 업무를 맡은 본부장은 사실상 최찬기 전무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