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해진 12월 IPO 시장···‘코스피 도전’ 디에스단석, 흥행할까

1일 기준 일반 기업 중 유일하게 이번 달 수요예측 진행 비수기에 구주매출 비중 34% 넘어선다는 점은 부정적 요인 실적 성장세 가파르고 새내기주 강세로 인기몰이 가능성도

2023-12-01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IPO(기업공개) 시장이 12월 비수기를 맞은 가운데 자원순환 전문업체 디에스단석이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관들이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나서는 시기인데다 구주매출 비중이 다소 높다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분류된다. 다만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고 새내기주의 상장 후 움직임이 좋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디에스단석은 오는 5~11일 5거래일 동안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디에스단석은 1965년 설립된 노벨화학공업사의 후신으로 오랜 업력을 지닌 회사다. 지난 9월 초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신청했고 지난달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공모를 본격화했다.

상기 내용은 변경될 수 있음. 자료=증권신고서. / 표=김은실 디자이너.

디에스단석의 이번 수요예측이 주목되는 점은 IPO 비수기에 나온다는 부분이다. 이날 기준 이달 내 수요예측을 계획하고 있는 IPO는 세 곳으로 일반 기업은 디에스단석이 유일하다. 나머지 두 곳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다. 통상 연말이 되면 기관들이 자금 집행에 보수적으로 돌아서기 때문에 해를 넘겨 IPO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는 디에스단석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으로 평가된다. 시장 분위기가 비슷했던 지난해 12월의 경우 바이오컨텐츠·동물진단기업 바이오노트가 일반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코스피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경쟁률이 3.29대 1에 불과했다. 이에 바이오노트는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에서도 대폭 낮춰 상장에 나서야 했다. 

코스피 IPO가 올해 유독 인기를 끌지 못했다는 점도 흥행에 부정적 요인이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제외하고 살펴보면 넥스틸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동인기연은 각각 132대 1, 17.2대 1, 26.37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모두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 부근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던 서울보증보험의 경우 공모를 철회했다. 그나마 두산로보틱스만 272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공모가를 최상단에서 결정할 수 있었다.

이밖에 구주매출 비중이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도 우려 요소로 분류된다. 디에스단석은 공모주식의 34.43%인 42만주를 구주매출해 상장에 나선다. 2대 주주인 스톤브릿지에코제1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보유 중인 주식을 일부 내놓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주매출은 성장이 아니라 기존 주주의 자금 회수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여겨진다. 

다만 최근 신규 새내기주들의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기관 수요예측 부진에도 상장 후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며 공모가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상장 두 달 만에 공모가 대비 3.5배 올랐다. 이에 이른바 ‘새내기주 테마’가 형성됐을 정도였다.

여기에 실적 성장세가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도 디에스단석에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디에스단석은 바이오에너지(바이오디젤·중유), 배터리 리사이클,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3개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337억원, 740억원으로 2020년 대비 89%, 198% 급증했다.

한편 디에스단석은 기관 수요예측 이후 오는 14~15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디에스단석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7만9000~8만9000원이며 밴드 하단 기준 공모 금액은 963억8000만원이다. 디에스단석은 공모금액을 원자재 구매를 위해 일으킨 대출 상환과 기타 운영자금에 쓴다는 계획이다. 디에스단석의 IPO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주관한다.